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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위·변조 우려”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의료계 “실적 위한 수사” 반발

중앙일보

2026.10.1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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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는 사진김성태 객원기자

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 앞에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없는 사진김성태 객원기자

경기 남부의 소아응급센터에 대한 압수 수색이 논란이 된 가운데 경찰이 영장 신청 이유로 증거 위·변조 가능성과 자료 제출 지연 우려 등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계는 전자의무기록에 수정 이력이 남는데도 진료 현장까지 수색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반발한다. 환자단체도 실제 진료 차질이 있었는지 정부가 객관적으로 확인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증거 위·변조 가능성, 임의제출 요구 시 자료 제출 지연 우려, 전반적인 증거 확보 필요성을 고려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고소 사실과 직접 관련된 증거만 압수 대상으로 지정했다는 설명이다.

수사는 지난 7월 15일 이 병원에서 영아가 숨진 사건에서 시작됐다. 서 의원에 따르면 숨진 아이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생후 4개월 남아로, 신경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았고 응급실 방문 이력도 두 차례 있었다. 당일 외래 진료 중 청색증과 산소포화도 저하가 나타나 소아응급센터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유족은 8월 27일 고소했고, 경찰은 9월 17일 영장을 발부받아 같은 달 30일 집행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경찰이 내세운 위·변조 우려에 반박했다. 학회는 이날 성명에서 “전자의무기록은 작성, 수정, 열람 내역이 초 단위 서버 로그로 영구 기록되어 사후 조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식 공문을 통해 로그를 확보하면 검증할 수 있는데도 현장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것이다. 학회는 이를 “신설 수사팀의 실적을 위해 응급실을 희생양 삼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행 과정에서 진료를 방해했는지도 쟁점이다. 경찰은 병원 법무팀과 장소·시간을 협의해 진료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오전에 환자가 없는 진료실 두 곳을 약 15분간 확인했고, 오후에는 나머지 한 곳의 진료가 끝났다는 병원 측 연락을 받고 약 2분간 내부를 살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회는 당시 중증구역에서 한 시간 넘게 경련이 이어진 생후 6개월 환아를 치료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련을 멈춘 뒤에도 호흡 유지와 상태 안정을 위한 처방·기록 정리 등 진료가 이어지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의원실 자료에 담긴 병원 측 설명 역시 진료가 끝난 것이 아니라 환아가 CT 촬영을 위해 이동한 사이 경찰이 병상을 촬영했다는 내용이다. 학회는 오후 외래 진료실 수색과 응급센터 재방문까지 이뤄졌다며 실제 체류한 시간이 17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경찰 측 해명을 비판했다.

서울시의사회도 13일 “경찰에게는 고작 17분이었을지 몰라도, 응급실에서의 17분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시간”이라며 집행 과정 조사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같은 날 사망 원인과 의료진의 책임은 규명해야 한다면서도 “짧은 시간 안에 끝났다는 설명만으로 환자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실제 진료 차질을 확인하고 부적절한 집행이 드러나면 사과·시정하라는 요구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지난 6일 실무회의에서 의료사고 수사 절차 개선을 논의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7일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응급실 수사·압수수색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증질환연합회는 긴급 진료와 충돌하면 집행 방식·장소를 즉시 조정하는 절차를 명문화하고, 의료진 이탈과 진료 공백을 막을 지원책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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