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치료 주사제를 처방받은 뒤 급성췌장염이나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현황이 집계됐다. 약물과 질환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비만치료제 사용 이후 췌장염·담낭염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 처방 전 병력 확인과 투여 이후 이상 증상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 처방 이후 급성췌장염을 주상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695명, 마운자로는 569명이었다.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각각 3399명·2574명, 담낭염은 806명·587명이었다. 급성신부전 진료 환자도 각각 304명·207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계는 처방·조제 과정에서 약물 중복이나 함께 쓰면 안 되는 약을 확인하는 심평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해당 약물의 점검 이력이 있는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 위고비는 2024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45만8106명, 마운자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85만9045명의 첫 점검 이후 건강보험 진료 내역을 분석했다.
처방 이후 관련 질환으로 진료받았다는 통계로, 약물과의 인과관계나 새로 발생한 질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품별 집계 기간과 대상자 규모도 달라 두 약의 위험도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런 통계의 한계와 별개로 처방 전 충분한 진찰과 상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처방 전 담석이 있는지, 그 크기는 어떤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석이 있는 줄 모르고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다 담낭관이 막혀 급성담낭염으로 수술받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는 설명이다.
오 교수는 충분한 진찰 없이 환자가 원하는 약을 짧은 시간에 처방하는 진료 행태도 우려했다. 그는 “제대로 된 진찰과 상담 없이 비대면으로 약을 예약하고 1~2분 만에 환자가 원하는 대로 약을 내주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긴다”며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불법 직구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성담낭염과 급성췌장염은 세계적으로도 비만치료제 사용 이후 발생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전문의 상담과 이상반응 점검을 거쳐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7일 인천공항본부세관 수출입통관청사에서 열린 '짝퉁 마운자로 등 해외 반입 유해의약품 반입 차단 강화 브리핑'에서 관세청 직원이 짝퉁 마운자로, 위고비 등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이 적발한 비만치료제는 2024년 4건에서 2025년 1,189건으로 크게 증가한데 이어 올해는 8월까지만 5,030건이 적발돼 지난해 전체 적발건수의 4.2배에 달했다. 뉴스1
이와 별도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남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 약의 이상사례 보고는 1639건이었다. 위고비 723건, 마운자로 916건으로 지난해 연간 1017건을 넘어섰다. 위고비는 구역·구토·설사, 마운자로는 주사 부위 통증·출혈·구역 등이 주로 보고됐다.
남 의원은 “비만치료제 사용이 늘어나는 만큼 처방 전 환자의 병력과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투여 이후에도 이상 증상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며 “정부도 이상사례 보고와 진료 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