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시민 35% "밤에 동네 걷기 불안"… 지난해보다 3%포인트 개선, 시티뉴스 의뢰 캐나다펄스인사이트 조사
경찰 출동 시간 '나쁨' 평가 40%→30%로 줄었지만, 68%는 "필요할 때 경찰이 늦을까 걱정"
범죄심각도지수 7% 하락에도 체감 불안 여전… 15% 최근 1년 절도·폭행·괴롭힘 피해 경험, 시장 선거 핵심 쟁점으로
토론토 시민 세 명 가운데 한 명꼴로 해가 진 뒤 자기 동네를 걷는 것조차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티뉴스가 여론조사업체 캐나다펄스인사이트에 의뢰해 지난 9월 14~25일 토론토 성인 51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5%가 어두워진 뒤 동네를 걸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보다 3%포인트 낮아져 체감 치안이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통계상 범죄가 줄어드는 흐름에 비하면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4.3%포인트다.
경찰 출동 평가 나아졌지만…”정작 필요할 때 늦을까" 걱정 여전
경찰에 대한 평가는 다소 개선됐다. 경찰 출동 시간이 '나쁘다'거나 '매우 나쁘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40%에서 올해 30%로 줄었고, '좋다'거나 '매우 좋다'는 응답은 71%에 달했다. 그러나 막상 도움이 필요할 때 경찰이 너무 늦게 올까 걱정된다는 응답은 68%로, 지난해 72%보다 조금 낮아졌을 뿐 여전히 열 명 가운데 일곱 명꼴이다. 조사를 맡은 존 라이트 캐나다펄스인사이트 대표는 토론토 응급 서비스가 출동 시간을 줄이라는 압박을 많이 받아 실제로 개선됐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제때 도착하느냐 못지않게, 전화를 걸었을 때 경찰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시민들이 믿느냐"라며 "수치상 신뢰는 나아졌지만 즉시 출동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피해 경험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15%는 최근 12개월 사이 절도나 폭행, 길거리 괴롭힘을 직접 당했다고 답했고, 32%는 주변에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 있다고 했다. 지역에서 증오범죄가 신고되더라도 제대로 처리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응답도 38%에 이르렀다. 경찰이 가장 집중해야 할 범죄로는 총기 폭력(46%)이 첫손에 꼽혔고, 주거 침입·강도(37%)와 갱단 폭력(31%)이 뒤를 이었다.
범죄심각도지수 7% 하락에도…”코로나 이전엔 없던 불안"
시민들의 불안은 범죄 통계와는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토론토의 2025년 범죄심각도지수(CSI)는 전년보다 7% 낮아졌고, 교통 관련 범죄를 뺀 형법 범죄 발생률도 5% 줄었다. 다만 같은 해 토론토의 총격 사망자는 27% 늘어, 시민들이 경찰의 최우선 과제로 총기 폭력을 꼽은 것과 맞닿아 있다. 라이트 대표는 이런 간극의 원인으로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무차별적인 공격 행위'에 대한 보도가 늘어난 점을 꼽았다. 그는 "길거리나 TTC에서 보고 겪는 일 때문에 유독 불안해지는 동네들이 있다"며 "그것이 쌓이면 '여기는 나가지 말자, 저기는 가지 말자'는 심리가 생기는데, 코로나 이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티뉴스가 만난 댄포스 지역 주민들도 대체로 안전하다고 느끼면서도 늘 주변을 살핀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조심한다"며 "이 동네는 예전보다 어려움이 많아져서 밤늦게 귀가할 때는 경계하게 된다"고 말했다. 광역토론토(GTA) 전체로 보면 체감 치안은 더 뚜렷하게 나아졌다. 밤길이 안전하다는 응답은 지난해 64%에서 73%로 높아졌고, 출동 시간이 나쁘다는 평가는 28%, 증오범죄 대응을 믿지 못한다는 응답은 34%였다. GTA 주민들은 경찰의 우선 과제로 주거 침입·강도(52%), 차량 강탈·차량 절도(43%), 총기 폭력(33%) 순으로 꼽아, 도심과 교외의 치안 관심사가 다르다는 점도 드러났다.
숫자보다 '보이는 안전'…체감 격차를 좁히는 치안 정책이 관건
이번 조사는 범죄율을 낮추는 일과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일이 서로 다른 과제라는 점을 보여 준다. 범죄 통계는 도시 전체의 평균을 보여 주지만, 시민의 불안은 대중교통이나 특정 거리에서 마주치는 낯선 공격과 무질서 같은 일상의 경험에서 쌓인다. 출동 시간을 꾸준히 줄이는 노력과 함께 TTC와 불안이 큰 지역에서 눈에 보이는 순찰과 안전 인력을 늘리고, 정신건강 위기 대응처럼 경찰 외 전문 인력이 맡을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증오범죄 신고가 실제 처리로 이어지는지 처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 역시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빼놓을 수 없다. 오는 26일 시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치안 공약을 내놓고 있는 만큼, 시민들의 체감 불안을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풀어낼지가 유권자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