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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 된 수학 ‘루퍼트 가설’ 반례, 한국 중3이 AI로 풀었다

중앙일보

2026.10.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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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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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학생이 300년 된 수학 가설의 반례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증명했다는 취지 논문을 공개하면서 수학계에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13일 국제 연구 아카이브 플랫폼 제노도(Zenodo)와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에 따르면 ‘마름모십이이십면체는 루퍼트(Rupert)가 아니다’라는 논문이 지난 5일 사전 공개됐다. 논문의 작성자는 경기 김포한가람중학교 3학년 정기효(15)군이다. 그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수학 난제를 풀기 위해 클로드(Claude)로 코드를 작성하고, 이를 다시 AI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논문을 썼다”고 말했다. 정군은 지도교수 등 조력자 없이 스스로 연구 주제와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증명에 필요한 계산은 노트북으로 약 38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정군이 자신의 논문을 미국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공유한 게시글은 지난 10일 클로드 코드를 공유하는 게시판에서 인기 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기효(15)군이 ‘자기 자신을 통과하지 못하는 입체’ 문제를 풀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이미지. 사진 본인

정기효(15)군이 ‘자기 자신을 통과하지 못하는 입체’ 문제를 풀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이미지. 사진 본인


정군이 증명했다고 주장하는 건 모든 볼록다면체는 자기 자신을 통과할 수 있다는 ‘루퍼트 가설(Rupert’s property)’에 대한 반례다. 마름모십이이십면체가 자기와 같은 크기의 복사본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을 AI로 증명했다는 내용이다. 마름모십이이십면체란 정삼각형 20개, 정사각형 30개, 정오각형 12개로 이뤄진 입체다.

AI를 활용해 복잡한 수학 증명을 해냈다는 중3 학생의 주장은 논쟁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고등 교육을 받지 않은 중학생이 전문적인 학술 영역의 연구를 수행했다는 점에 놀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반면 “저자 본인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팽팽했다. 이에 관해 정군은 “논문의 모든 세부 내용을 혼자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비슷한 시기에 각자 다른 방법으로 같은 결론을 낸 논문이 있기 때문에 결론 자체는 오류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논문이 학문적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선 동료 평가 등 검증을 거쳐야 한다. 엄상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이산수학그룹 CI(연구책임자)는 “아카이브 플랫폼에 논문이 올라왔다는 것은 공개 날짜를 공인받는 의미이지, 내용을 보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인석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논문의 저자는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연구에 AI를 활용했더라도 저자가 직접 논증을 이해·보강해야 완결성 있는 성과로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AI가 전통적인 연구 방법과 학자들의 역할을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오픈AI가 ‘7대 수학 난제’ 가운데 하나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의 존재성과 매끄러움 문제’ 해법을 도출했다고 밝히면서 수학계는 AI와 인간의 연구 공로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규동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는 “정군의 논문은 저자의 전문적인 훈련 여부와 논문의 학술 가치가 별개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라며 “이런 변화가 수학 연구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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