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신천지 교인들의 민주당 집단 입당 정황을 확인했지만 공개 범위와 후속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신천지 조사는 최근 일단락돼 최고위에 보고 됐다”며 “내용 공개 수준과 후속대응은 논의 중”이라고 공지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신천지 교인들의 집단 입당 정황에 대해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로부터 보고받은 건 약 2주 전이다. 친이재명(친명)계 박선원 최고위원이 이끌고 있는 TF는 8·17 전당대회 당선 직후 김민석 대표 지시로 만들어져 한 달 가량 관련 의혹을 조사했다. 그 결과를 최고위에 보고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2주째 공개 범위 등에 대해 장고하는 건 당내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보고를 받은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각 지역위원회에 신천지 당원 유입이 있었다는 건 어느 정도 판명난 게 맞지 않나 싶다”면서도 “공론화는 내부 분란 등 당의 여러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8·17 전당대회 기간 신천지 집단 입당 의혹으로 둘로 쪼개져 싸웠다. 의혹은 김민석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처음 제기했다. 김 대표는 당시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 신천지의 ‘3자 비밀 연합’을 깨야 한다”며 “현재 당원으로 가입한 분들이 신천지적 지휘나 지시·관계·복종에 의해 전당대회 투표 행동에 참여할 경우 그 모든 조직과 행동 일체를 반드시 엄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쟁 후보였던 정청래 의원과 친정청래(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들은 반발했다. 정 의원은 당시 “신천지 의혹은 당의 존립 자체를 위험하게 만드는 해당 행위”라고 했다. 정 의원 측은 7월 ‘정 의원이 2019년 참석한 지역구 행사에 신천지 인사도 찾아왔다’는 의혹을 제기한 일부 친여 유튜버들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여당 내부에선 신천지 의혹이 다시 공론화될 경우,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을 둘러싼 지지층 내 분열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단 우려가 크다. 정청래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비밀연합이 허위 주장이었다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누가 반명 분열주의자 신천지였는가. 국물도 남김없이 밝히자”고 썼다. 조사 결과에 따라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묻겠단 취지다. 친청계 최민희 최고위원도 이날 “곧 열릴 관련 최고위 회의에서 ‘비밀연합 존재여부 포함’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보려 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 여진이 여전하고 지지층도 뭉치지 않는데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신천지 입당 문제를 다시 들추면 실속 없이 분란만 커진다”며 “지지율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집단 입당이 있었다면 그 시기나 규모 등에 따라 당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지난 8월 ‘정교유착’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민주당 소속 고양시장 예비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신도 수십명을 당원으로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 신천지 고위관계자를 불구속 기소했지만 총회 차원에서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한 정황은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