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캠프 측 정면 반박…전문가들 "유권자 판단 흐리는 저울치기" 비판
공화 텃밭이던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선거 접전 양상에 트럼프 총력 지원
美공화·머스크, 텍사스 경쟁후보 '정신병원 입원설' 음모론
병원·캠프 측 정면 반박…전문가들 "유권자 판단 흐리는 저울치기" 비판
공화 텃밭이던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선거 접전 양상에 트럼프 총력 지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 격전지로 떠오른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독감으로 유세를 일시 중단했던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를 둘러싸고 허위 음모론이 유포되는 등 선거전이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이와 같은 허위정보 확산에 가세했다.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보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탈라리코 텍사스주 하원의원이 독감에 걸렸다며 유세를 9일간 중단한 시기에 오하이오주 정신병원인 '린드너 희망센터'에 입원했다는 음모론을 확산하고 있다.
이들은 텍사스주와 오하이오를 오간 비행기 기록과 병원 직원의 음성 녹음 파일을 내보이면서 탈라리코 의원은 공직에 부적합하니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비행기가 탈라리코와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음성 녹음 역시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머스크 CEO도 이런 내용의 게시물을 인용하면서 "탈라리코 캠프는 유권자들이 알아야 할 거대한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은 X에서 약 89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는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탈라리코 캠프가 그를 의심에서 벗어나게 할 기록을 즉시 공개해야 한다"는 공화당 지지자의 글을 재게시(리포스트)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린드너 희망센터 측은 탈라리코 의원이 해당 기관에서 치료받은 적이 없다고 이례적으로 공식 발표했다.
탈라리코 본인도 "오하이오주에는 가본 적도 없다"며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음모론을 일축했다.
탈라리코 캠프는 후보 자택의 보안카메라 영상을 NYT에 제공해 그가 유세를 중단한 기간에 집에서 치료 중이었음을 입증했다.
이번 음모론 파동은 탈라리코 후보가 독감으로 한동안 유세를 중단하면서 시작됐다.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탈라리코의 부재를 공격 소재로 삼았다.
공화당 선거 캠프는 '실종 전단'을 제작하고 탈라리코 목격 제보 전화까지 개설하며 그의 건강 이상설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소셜 등을 통해 "소위 독감 균에서 벗어나는 데 12일은 긴 시간"이라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라고 탈라리코 의원의 행방을 추궁했다.
그러나 탈라리코 후보는 지난 9일 오스틴의 음악 축제 현장에 복귀해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측에 2억7천600만 달러(약 3천680억원) 이상을 기부하며 최대 개인 기부자로 활약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정치자금 기부와는 별개로 올해 들어서는 선거 관련 발언은 자제해왔는데, 유독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 여론전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같은 행동은 스페이스X 등 그의 사업 상당수가 텍사스주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와 X는 본사를 캘리포니아주에서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겼고, 텍사스 남단 보카치카에는 스페이스X의 본사와 우주선 발사기지가 위치한 스타베이스를 건설했다. 오스틴 인근에도 직원들을 위한 기업도시 스네일브룩을 만들었다. 테슬라 로보택시도 오스틴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니엘 시트론 버지니아대 법학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어떤 인물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의제와 결탁해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경쟁자에 대해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머스크 CEO의 선거 개입을 비판했다.
시트론 교수는 이 같은 행동을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저울 치기'에 비유해 "이는 우리가 지금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울에 엄지손가락을 올려놓는 것 같은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에 유포되는 허위 정보는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텍사스주는 30년 넘게 민주당이 주 전체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 공화당의 주요 텃밭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론조사에서 탈라리코 후보가 팩스턴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거나 오히려 앞서며 공화당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팩스턴 후보 지원을 위해 한 달 새 텍사스를 세 차례나 직접 찾는 등 이례적인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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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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