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연합사령관이 “정보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데이터 전송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훨씬 더 엄격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우방, 동맹국, 파트너와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더 완전한 ‘제로 트러스트’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해 사이버 공격, 정보 유출 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동맹 간 정보 공유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정보 보호에 대한 신뢰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연합사령관이 13일(현지시간) CSIS 대담에 참여했다. CSIS 웹페이지 캡처
브런슨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마련한 대담에서 한·미 양국 군 사이 상호운용성을 묻는 질문에 “기술적 상호운용성 분야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 모든 체계가 안전한 환경에서 서로 통신할 수 있는지, 네트워크가 적절히 보호되는지, 취약한 대상이 어디에 있는지, 사이버 공격에 어디가 취약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처럼 답했다.
그는 “오랜 동맹 관계에서 형성된 인적 상호운용성은 A+, 1년에 최소 두 차례 함께 연습하기 때문에 절차적 상호운용성은 확실히 A”라고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기술적 상호운용성에 대해서는 “적어도 내 사령부에서는 네트워크 관리에 느슨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런슨이 언급한 제로 트러스트는 내부 사용자나 동맹이라도 자동으로 믿지 않고, 정보에 접근할 때마다 신원과 권한, 접속 기기의 안전성 등을 확인하는 보안 환경을 뜻한다. 브런슨은 이를 기술적 측면에서 강조했는데, 정보가 공유된 뒤에도 접근 대상과 권한이 제대로 통제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정보를 더 원활히 공유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는 “정보를 포털에 올리는 것과 누가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도 했다. 또 ‘그레이 클라우드’를 예로 들며 “정보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각자의 보안등급과 특정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에 따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이럴 경우 “보안 인가나 특정 문서의 기밀등급에 발목 잡히지 않고 더 자유롭게 싸울 수 있다. 필요한 곳에 적절한 정보를 전달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브런슨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제가 지지할 수 있는 것은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이라며 “이미 정해진 조건에서 벗어나 대한민국과 미국 국민을 방어하는 능력을 저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도 하나의 조건”이라고도 말했지만, 구체적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어 “대통령과 전쟁부 장관이 ‘지금 당장 실행하라’고 지시한다면, 나는 ‘알겠습니다’라고 답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필요한 핵심 역량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실행할 경우 수반되는 위험은 이렇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런슨은 또 “제가 할 일은 반드시 갖춰져야 하는 조건들을 계속 점검하는 것”이라며 “세 가지 조건이 있고, 충족해야 할 세부 목표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것들이 충족되면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선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사령부 임무수행 능력을 기본운용능력(IOC)→완전운용능력(FOC)→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검증해야 한다. 연합임무수행목록에 따라 130여 가지의 항목에 대해 각 단계마다 70~90%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브런슨이 세부 목표를 언급한 건 아직 이를 다 충족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브런슨은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전장의 교훈을 여럿 얻었다고 강조하며 “어떤 분야에서는 우리의 역량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또 “결국 한·미 국민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최상의 준비 태세를 갖추기 위해 정해진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라며 “나는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가능한 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훈련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결코 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러 간 군사 협력을 통해 “탄약, 병력, 장비 등 모든 것을 수송할 수 있는 병참선이 구축”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서해상에서 전파 방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그 전파 방해 장비는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 것”이라고 특정했다. “지금은 민간 항공과 군용 항공 운항이 여전히 가능하지만, 북한은 (전파 방해) 강도를 끝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며 “무엇이 북한에서 나가느냐보다 무엇이 북한으로 돌아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차준홍 기자
브런슨은 한반도 배치를 추진 중인 미 다영역특임부대(Multi-Domain Task Forces·MDTF)를 통해 어떻게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탐지, 탐지, 탐지”라며 “다영역 탐지가 핵심”이라고 답했다. 그는 MDTF의 다층적 감지체계를 통해 여러 고도의 유·무인 항공기와 함께 고고도 풍선도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사용했던 계류형 풍선을 예로 들면서 “그와 같은 풍선을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묶어놓고 오랜 시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는 관측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상상해보라. 이를 통해 변화를 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