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건강 칼럼] 복수에 관하여

Los Angeles

2026.10.13 20:0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배가 불러오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에는 무엇보다 먼저 그 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배가 나왔다고 해서 모두 같은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배가 부른 원인이 복수인지 복부비만인지를 구분해야 하며, 복벽 탈장이 있는 경우에도 복수와 혼동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70대 초반 여성인 김모씨는 두 달 전부터 배가 점점 불러오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평소 입던 바지가 작아졌다는 정도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 비정상적으로 불러오는 것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평소 심장병이나 간질환을 앓은 적이 없었다. 이학적 검사에서도 복부에 물이 차는 복수가 확인된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복부 및 골반 초음파 검사에서 우측 난소가 커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혈액검사에서는 난소암 수치인 CA-125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복수천자 검사와 CT 검사를 추가로 시행한 결과 김씨는 난소암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항암치료와 수술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이 사례처럼 악성 난소암은 다른 뚜렷한 증상 없이 심한 복수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CT나 초음파 검사에서도 암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여러 검사를 통해 복수가 차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복수의 원인은 크게 간과 심장, 신장(콩팥)의 이상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난소암이나 간암 등 악성종양이 복수를 유발할 수 있다. 복막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 역시 복수가 발생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미국에서 복수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간경화증이다. 한국인에게 비교적 흔한 B형 간염뿐 아니라 C형 간염을 오랫동안 앓으면 간경화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경화증의 또 다른 원인은 알코올성 간염이다. 간경화증을 앓으면서도 계속 술을 마실 경우 간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복수가 차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간경화증이 발생하면 복수 외에도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기거나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이학적 검사에서는 간이나 비장이 커져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한다. 혈액검사에서 간수치가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간경화증의 진단에는 간 조직검사가 이용되지만, 최근에는 복부 CT 검사 등을 통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심장 기능이 약해진 경우에도 복수가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증이 진행돼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하면 혈액이 정체되고 복부에 물이 차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심장 기능이 상당히 약해진 상태이므로 이뇨제를 사용해 복수를 조절해야 한다. 환자는 매일 자신의 체중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상의해 이뇨제 사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부전증으로 복수가 지나치게 많이 차서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복수를 빼내기도 한다. 그러나 복수를 빼더라도 다시 차는 경우가 많아 이뇨제를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다만 심장병 환자가 이뇨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신장 기능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신장질환이 심한 경우에도 복수가 찰 수 있다. 특히 투석을 받는 환자에게 복수가 발생하면 투석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막투석은 복강을 이용해 투석하는 방식이므로 복강 내 액체와 관련된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이때 복수에 세균감염이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위생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문의:(213) 383-9388

이영직 원장 / 이영직 내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