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가을이었다. 그 남자는 여느 때와 같이 소일거리 삼아 고향에 내려가 햇밤을 잔뜩 땄다. 서울 집으로 돌아온 그는 직접 따온 밤으로 좌판을 폈다. “한 됫박에 5000원”을 부르던 남자 앞에 한 여자가 한참을 서성거렸다. 머뭇거리던 그 여자는 “3000원어치만 팔 수 없겠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그 남자는 말없이 됫박 가득 밤을 퍼담아 건넸다. 돈이 모자라 주춤대는 여자의 모습이 마음에 걸려 수북하게 얹어준 덤이었다.
김은성씨는 80대에 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순간을 재현했다. 일러스트 챗GPT
그게 인연의 시작이 될 줄 몰랐다. 그날 이후 열여섯 살 연하의 그 여자는 그 남자를 찾아오고 또 찾아왔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 여자의 눈을 바라보던 그 남자의 입에서 “예쁘다, 참 예뻐”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왔다.
예쁜 말을 건네다 보니 신기한 일이 펼쳐졌다. 상대방이 더 예뻐 보이는 건 물론이고, 그 말을 건네는 남자도 덩달아 하루가 다르게 조금씩 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노년의 연애는 말 그대로 건강한 활력의 상징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가족만큼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 건 생각보다 큰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다. 100년 가까이 굳어진 생활방식 안에서 타인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고, 상대의 취향과 습관을 받아들여 나의 원칙들을 수정하고 양보해야 하기에 20~30대 젊은이의 연애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몸도, 마음도 내가 아닌 상대방을 향해 활짝 열려 있어야 가능하다.
김은성씨는 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했다가 90대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국내 최고령 고등학교 졸업생' 기록을 세웠다. 장진영 기자
" 연애가 뭐 다 같지, 나이 구십 다됐다고 뭐 다를 게 있나요? 혼자 있으면 적적한데, 둘이 있으면 웃을 일이 많아져서 그저 좋지요.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짝꿍’이 생긴 거니 든든하고 행복하죠. "
사랑이 찾아오자 멈춘 줄 알았던 생의 시계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삶의 의욕이 생긴 김은성은 연필을 다시 잡고 고등학교에 입학하더니
90세에 ‘국내 최고령 고등학교 졸업생’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사랑을 했기에 건강을 얻고 공부할 의지도 생긴 것일까, 건강했기에 사랑도 하고 뒤늦은 공부도 가능했던 걸까. 지금도 영어와 일본어를 공부하며, 연하 여친과 알콩달콩한 연애를 이어가는 구순의 ‘다정남’ 김은성과의 만남을 통해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건강해서 사랑한다? 열여섯 살 연하 여자친구를 만나면
건강에 자신감이 넘치는 그였기에, 여자에게 다가가 “만나보자”고 손을 선뜻 내밀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은 올해로 여섯 해째 이어지고 있다. ‘짝꿍’이 된 여자는 이제 김은성에게 둘도 없는 애인이자 친구이자 가족이자 동반자다.
아흔셋에도 이렇게 사랑할 수 있는 활력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 여자친구를 만난 뒤부터 매일 눈 뜨자마자 먹는 게 있어요. 짝꿍이 몸에 좋다고 챙겨주는데, 그래서 그런가. 아침부터 힘이 펄펄 나요. "
아흔셋 사랑꾼의 활력을 돋우기 위해 여자친구가 특별히 챙기는 보양식의 정체는 대체 뭘까? 기력 보충에 특효약이라는 녹용? 아니면 값비싼 산삼일까?
김은성이 매일 아침마다 마신다는 특별식은 뜻밖에
영유아 전용 분유였다.
(계속)
“16세 연하 짝꿍이 아침마다 분유를 타준다”
녹용도 산삼도 아닌데, 아기들이 먹는 분유를 먹고 93세 김은성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가 분유의 놀라운 효과를 증언했다.
그의 활력 비결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나이 먹은 줄도 모르겠다”는 김은성은 실제로 아흔을 훌쩍 넘도록 암과 치매, 심혈관질환 하나 없었다. 뇌 나이를 7년 젊어지게 한 확실한 방법,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9433
“아내 떠난 뒤 생활비 3배 더 쓴다”…92세 의사의 새 유언장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0624
“간·혀·림프, 3개 암 겪고도 쌩쌩” 85세 과학자 매일 먹는 간식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5392
“술에 ‘이것’ 한 방울 넣어라”…91세 애주가 뇌 쌩쌩한 비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86868
“당뇨·치매 막는다” 92세 과학자, 믹스커피에 매일 타먹는 것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6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