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5억이면 영화 한편…연상호 “매년 만들고 싶다”

중앙일보

2026.10.14 08: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1일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 신작 ‘실낙원’ 한 장면. 워킹맘 소영(김현주)이 실종된 선우(유지완·어린 선우 역)를 구현한 AI 프로그램을 공개 시연하고 있다. [사진 CJ ENM]

21일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 신작 ‘실낙원’ 한 장면. 워킹맘 소영(김현주)이 실종된 선우(유지완·어린 선우 역)를 구현한 AI 프로그램을 공개 시연하고 있다. [사진 CJ ENM]

연상호는 다작 감독이다.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 OTT 시리즈물을 넘나들며 꾸준히 흥행 기록을 남겼다. 첫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으로 칸국제영화제(65회) 감독 주간에 초청받았고, 첫 실사 장편 영화 ‘부산행’(2016)으로 ‘천만 감독’에 등극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021)은 공개 직후 글로벌 흥행 1위에 오르며 K콘텐트의 글로벌 흥행 기조를 굳혔다.

순탄하고 화려한 필모그래피는 ‘저예산’이란 단어와 썩 어울리진 않는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얼굴’에 이어 올해도 저예산 영화 ‘실낙원’을 21일 극장에 건다. ‘군체’ 이후 5개월 만의 귀환이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이번 영화에 대해 “부담없이 작업할 수 있는 게 큰 매력이었다”며 “(저예산 영화는) 죽을 때까지 매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는 스쿨버스 유괴 사건으로 초등생 아들 선우를 잃은 엄마 소영(김현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영은 사건 이후 선우의 모습과 성격을 똑같이 구현한 AI 증강현실 프로그램과 정을 나누며 살다가, 실제 선우(배현성)가 9년 만에 살아 돌아오면서 혼란을 겪는다. 러닝타임 100분, 순제작비 5억원으로 통상 40~70회차가 소요되는 장편 영화 촬영을 14회차(‘얼굴’은 13회차)로 마쳤다.

연상호 감독

연상호 감독

연 감독은 저예산 영화에 대해 “기동성 있게 촬영해 당대의 공기를 그대로 내보일 수 있다. 최근엔 영화 산업이 고도화되며 기획부터 공개까지 굉장히 오래 걸려 즉흥성이 떨어지는데 그런 점에서도 자유로워서 좋았다”고 말했다. 손익 분기점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실낙원’의 목표 관객 수는 50만명. 이미 해외 선판매 성과가 좋아 손익분기점이 무의미한 상태라고 한다. 지난해 개봉한 ‘얼굴’도 50만 관객이 목표였지만, 최종 108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야기 중심 저예산 영화의 흥행은 최근 할리우드에서도 나타난 흐름이다. 연 감독도 이를 포착했다. 그는 “요즘 초등학교 5학년 제 딸이 보는 유튜브는 퀄리티가 너무 낮더라. 유심히 관찰해보니, 퀄리티가 낮아도 신기하거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본다”고 설명했다.

극장용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로는 ‘공간’의 중요성을 꼽았다. 그는 “유튜브나 OTT는 모두가 들어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지만, (알고리즘이) 띄워주는 것 외에는 알 수가 없는 폐쇄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영화관처럼 공간이 있으면 (관객에게 다가갈 때의) 성질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 영화 산업이 다시 부흥하려면 “영화가 보편성과 함께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은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