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둘째)과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왼쪽 넷째)가 14일 인도 푸네공장에서 첫 생산된 ‘베뉴’ 보닛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14일(현지시간) 오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의 현대자동차 공장. 광활한 주차장에 30여 개국으로 출고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베뉴’ 수천 대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판매 부진으로 가동을 중단한 공장이었다. 활기를 잃었던 공장이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는 차량 생산기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날 푸네 신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양산 1년 만에 진행된 정식 준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데벤드라 파드나비스 마하라슈트라주 주총리 등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푸네공장 준공식은 현대차가 인도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인도는 현대차의 글로벌 성공을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인도에서 생산(Make in India)’을 넘어 ‘인도에서 설계(Design in India)’ ‘인도에서 혁신(Innovate in India)’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3년 말 GM으로부터 푸네공장을 인수했다. 현대차 인도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인수금액은 78억7180만 루피(약 1110억원대)다.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17만 대이며 추가 투자를 통해 2028년 25만 대, 2030년 32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첸나이 1·2공장(82만4000대)을 합치면 현대차의 인도 생산능력은 약 100만 대다.
인도는 내수 판매량 기준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자, 현대차의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1~9월 인도에서 47만1724대를 팔았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국내 판매(약 45만 대)보다도 많다. 2019년 현지 생산을 시작한 기아도 같은 기간 25만3008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김경진 기자
전날 정의선 회장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1996년 인도에 진출한 이후 30년 간 인도와 함께 성장해 왔다. 인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과 신흥국 시장 확대를 견인할 전략 국가”라며 “올해부터 7년 간 약 155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푸네공장은 인도 내수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칠레·페루·멕시코·튀니지·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중동·아프리카·중남미 신흥시장에 차량을 공급하는 수출기지 역할도 맡는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기업, 외국기업을 통틀어 현지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승용차 누적 수출 400만 대를 달성했다. 2030년까지 인도법인의 수출 비중을 최대 30%(연 34만 대)로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업계에선 현대차그룹의 인도 사업 확대가 120여 개에 달하는 협력사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일례로 성우하이텍은 현대차그룹이 진출한 장소에 부품공장을 운영하며 인도 매출이 2019년 3458억원에서 2025년 5346억원으로 약 55% 급증했다. 같은 기간 HL만도는 5294억원에서 1조81억원, 서연이화는 3003억원에서 5925억원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