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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지난해 합의한 전작권 평가도 뒤집었다

중앙일보

2026.10.14 13:00 2026.10.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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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주도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관련해 미국이 지난해 합격점을 줬던 일부 평가 항목을 올해는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선에서 전장 환경 변화를 반영해 재평가해야 한다는 미국과 기존 평가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한국이 맞서면서 정부 내에선 고위급 ‘톱다운’식 담판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실시를 하루 앞둔 9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스1

한미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실시를 하루 앞둔 9일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뉴스1


14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군 당국은 FOC 검증 완료에 필요한 조건 평가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필수 무기체계의 전력화 시기를 앞당기며 속도를 내왔지만, 미 측은 지난해 충족됐던 일부 항목도 올해 기준으론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미 측은 해마다 재평가가 필요한 항목이 있고, 달라진 전장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합의된 충족 항목에 올해 새로 충족된 항목을 더하면 FOC 검증을 마칠 수 있다고 본다. 한 정부 소식통은 “미국이 ‘골포스트’를 계속 옮긴다는 말이 정부 내에서 계속 나오는 건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당초 미 국방부와 백악관 등 ‘정무 라인’과 주한미군 등 ‘군 라인’을 분리해 접근하려는 인식을 보였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정부와 달리, 평가의 ‘게이트키퍼’인 주한미군 측은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COTP)’을 강조해서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연합사령관은 12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도 “정해진 조건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국민과 미국 국민을 방어하는 내 능력을 저해하는 것은 무엇이든 지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측이 특히 까다롭게 보는 핵심 분야는 지휘통제체계다. 2018년 합의된 연합방위지침에 따라 전작권 전환 뒤 미래연합사는 ‘한국군 4성 장군 사령관-미군 4성 장군 부사령관’ 체제로 운영된다. 미 측은 한국군 사령관이 미군의 첨단 지휘통제체계를 직접 운용하며 부대를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 중 알레이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토마스 허드너함(DDG -116)이 토마호크 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AFP=연합뉴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 중 알레이 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토마스 허드너함(DDG -116)이 토마호크 함대지 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AFP=연합뉴스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표적 분석·처리와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이다. 미군은 ‘메이븐 체계(Project Maven)’ 등을 실전에 적용하고 있다. 올해 2월 대이란 ‘장대한 분노’ 작전에도 AI 체계를 적용했고 올해 상·하반기 한·미 연합연습에서도 AI 요소를 활용했다. 나아가 동맹국의 지휘통제체계와 연동해 동맹국 자산까지 통합 운용하는 ‘연합·합동전영역작전(JADC2)’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 북한이 유사시 미사일ㆍ드론ㆍ포탄을 섞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만큼, ISR 자산으로 공격 징후를 신속하게 포착하고 대응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능력이 필수라고 여긴다. 브런슨이 CSIS 대담에서 대비태세의 핵심으로 “탐지, 탐지, 탐지(Sensing, sensing, sensing)”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 측은 데이터링크 등 통신 보안 체계도 미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ㆍ미는 이를 위한 전작권 전환 로드맵을 협의 중이지만, 자산 도입ㆍ개량과 한국군의 운용 숙달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1~2년 내 전환은 어렵다는 게 미 군 당국의 판단이다. 반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세계 최첨단인 미군과 동일한 수준의 체계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전환을 하지 말자는 뜻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방전략서(NDS)에서 한국군의 재래식 대북 방어 주도를 지지한 만큼 현실적인 절충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결국 정치적 결단이 변수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7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상견례 겸 고위급 협상을 시도할 계획이다. 연내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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