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에 사교클럽 전면 금지
Los Angeles
2026.10.14 13:23
학년 말까지 파티 전면 중단
위반 클럽 즉각 활동 정지
한인 피고 등 채팅 기록 공개
코넬대학교가 집단 성폭행 의혹으로 파문이 확산하자 남학생 사교클럽의 파티와 사교 행사를 학년도 말까지 전면 금지했다.
마이클 코틀리코프 코넬대 총장은 13일 대학 구성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2026~2027학년도 말까지 남학생 사교클럽 협의회(IFC) 소속 건물에서 열리는 모든 파티와 사교 행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사교클럽 활동의 안전성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반하는 클럽에는 즉각 긴급 활동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대학 측은 성폭행 신고에 대한 대응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뉴욕주 경찰과 협력해 대학으로부터 독립된 형사 수사 절차를 마련하고, 피해 신고자의 학업과 주거, 재정지원 등을 돕는 전담 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코넬대 마이클 코틀리코프 총장이 13일 보낸 학내 서한 일부.
코틀리코프 총장은 2024년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에게 사과하며 "교내 여성들이 여전히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24년 10월 코넬대 남학생 사교클럽 '카이파이(Chi Phi)'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을 둘러싸고 대학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나왔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은 지난달 코넬대와 사교클럽 회원 7명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사건 당시 사교클럽 회원들이 나눈 대화와 이후 대응 과정도 추가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넬대 내부 조사기록과 경찰 보고서 등 1000여 쪽을 입수해 회원들의 메시지와 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사건 당일 회원 50여 명이 참여한 스냅챗 단체 채팅방에는 피해 주장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지칭하며 다른 회원들을 방으로 부르는 내용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피고 중 한 명인 스콧 노리스는 다른 회원이 "가게 아직 열었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대학 조사에서 당시 농담처럼 대화했으며 실제 상황을 알았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민사소송 피고인 한인 학생 윈스턴 이도 해당 메시지가 올라온 뒤 같은 채팅방에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당일 술을 마시지 않고 행사를 관리하도록 지정된 바텐더였다. 그러나 이후 피해 주장 여성과의 통화에서는 당시 방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만한 단서가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씨는 피해 주장 여성의 몸에 놓인 케타민을 흡입하고 동의 없는 성적 행위를 강요했다는 의혹으로 민사소송 피고에 포함됐다. 대학 자체 조사에서는 2년 정학과 보호관찰 징계를 받았다.
사교클럽 회원들 사이에서 사건과 관련한 소문이 퍼졌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피고 길리오 로페스는 대학 조사에서 회원들이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며 재미있게 여기는 분위기였다고 진술했다.
2024년 11월 대학이 성폭행 관련 범죄 경보를 발송하자 일부 회원들은 자신들과 관련된 신고인지 논의했다.
당시 피고 매튜 잉걸스는 "대응 계획이 뭐냐"고 물었고, 피해 주장 여성이 신고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남겼다.
한편 피고 학생들은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형사 기소된 사람은 없으며, 뉴욕주 검찰은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BC뉴스에 따르면 피고 디에고 사라비아 측은 지난 12일 언론 보도가 배심원에게 편견을 심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할 수 있다며 소송 당사자와 변호인들의 법정 외 발언을 제한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원고 측은 피고 측이 오히려 기밀문서를 유출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피해 여성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씨 측도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피해 주장 여성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별검사직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NYT는 지난 10일 이씨가 한국의 이홍구 전 국무총리의 손자라는 사실도 보도했다. 〈본지 10월 12일자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