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투자한 회사가 상장할 가능성이 높고 앞으로 가치도 크게 오를 것 같은데, 그 전에 주식을 자녀에게 미리 넘겨두는 것이 유리할까?
▶답= 실리콘밸리 사무소에 있다 보니 최근 이런 질문을 하는 고객들이 부쩍 늘었다. 얼마 전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도 취소불가능 리빙트러스트(Irrevocable Living Trust)를 활용한 증여를 주요 주제로 다뤘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취소가능 리빙트러스트(Revocable Living Trust)와의 차이를 잘 모른다. 취소가능 신탁은 언제든 수정하거나 해지할 수 있어 유연하지만, 재산은 여전히 본인 소유로 보기 때문에 상속세 절감 효과는 없다. 반면 취소불가능 신탁에 재산을 넣으면 그 시점에 증여가 이루어지고, 이후 해당 재산은 본인의 상속재산에서 빠진다.
이 신탁에는 생명보험, 채권, 주식 등 다양한 자산을 넣을 수 있다. 핵심은 '가치가 낮을 때 넣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증여.상속세 평생 공제액은 1인당 1,500만 달러다.
예를 들어 100만 달러 가치의 주식을 신탁에 넣고 증여세 신고를 했다면 공제 한도에서는 100만 달러만 차감된다. 이후 본인이 사망할 때 그 주식의 가치가 1,000만 달러로 불어났더라도 이미 증여된 재산이므로 상속재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늘어난 가치는 고스란히 자녀 몫이 된다.
실리콘밸리에서 투자한 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상장 전에 신탁으로 넘기는 방법을 검토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비상장 주식은 상장 후보다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아 평생 면제 한도를 비교적 적게 사용하면서 지분을 넘길 수 있다. 상장 후 가치가 오르더라도 그 상승분은 부모의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상장이 가까워질수록 평가액도 높아질 수 있어 시기 판단과 공인 감정평가가 중요하다.
또 하나의 장점은 자녀가 이혼하거나 채권자 문제가 생기더라도 신탁 안의 재산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취소불가능 신탁은 이름 그대로 한 번 넘기면 되돌리기 어렵다. 주식 양도 제한 여부와 증여세 신고(Form 709)까지 꼼꼼히 챙겨야 하므로 전문가와 미리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