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를 위해 불법 활동한 혐의를 받던 수미 테리 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에 대해 기소 유예 결정이 내렸다. 연방검찰의 기소 유예 합의 조건에는 앞으로 1년간 한국 정부 정보관계자의 접촉 제한 등이 포함됐다. 이로써 수미 테리는 2년여 동안의 긴 법적 다툼을 마무리 짓게 됐다.
한인 1.5세인 수미 테리는 2024년 7월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혐으로 체포됐다. 연방검찰은 수미 테리가 10여 년에 걸쳐 한국 국정원 관계자 등과 접촉하며 식사 대접과 명품 핸드댁, 연구비 등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수미 테리는 기소 유예에 합의하며 이런 사실 등은 인정했다. 그러나 스파이 혐의는 줄곧 부인하고 있다. 합의 이후에도 변호인을 통해 “미국의 국익과 한반도 전문가로서의 업무 수행 과정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수미 테리의 체포 소식은 한인 사회에도 큰 충격이었다. 유능한 한인 한반도 전문가가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다른 한인 공직자와 한인 사회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기소 유예 합의는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이민 온 수미 테리는 한반도 정책 전문가다. 국제관계학 박사로 CIA(미중앙정보국) 한국 담당 선임분석관과 국가정보위원회(NIC) 등 정부 기관에서 근무했으며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CFR 등 주요 싱크탱크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수미 테리의 어머니는 "미국을 위해 죽으라면 죽을 수 있는 아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한 바 있다.
최근 한미 양국 관계는 국정원 직원 이름 공개와 비자 지연,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자 지연 등 다소 껄끄러운 모습을 보였다. 수미 테리의 기소 유예 합의가 한미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