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우위의 핵심 혜택 부각 호기심·감성 자극 슬로건화 오감 만족 마케팅 수단 활용 시너지 요소, 보완성 높여야
박충환 전 USC 석좌교수
기업들은 자사 브랜드들이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고객들에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설득하려 한다. 그러나 경쟁 브랜드들도 같은 시기에 비슷한 혜택과 정보를 제공하는 까닭에 고객들이 자사 브랜드만의 정보를 기억했다 구매 판단을 내리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어떤 브랜드는 (1) 자주 머리에 떠오르고, (2) 자동으로 이름이 생각나고 (3) 감성적으로 따듯한 느낌이 들며, (4) 고객이 자신의 일부라고까지 생각한다. 이는 고객이 브랜드와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관계를 맺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감성적 애착이라고 부른다.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머리로, 그리고 가슴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게 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다루려면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제공할 핵심 혜택을 선정하는 것이다. 핵심 혜택이란 고객이 가장 효용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혜택을 의미한다. 또한 이 혜택은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이렇게 확인된 핵심혜택을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 즉 슬로건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슬로건은 고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동시에 감성도 강하게 쳐야 한다.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성공한 슬로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품업체인 풀무원의 ‘바른 먹거리’,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이 다시다를 출시하며 내세웠던 ‘고향의 맛’, 에이스 침대의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농심 새우깡의 “손이 가요 손이 가,” 나이키(Nike)의 “Just Do It,” 애플의 “Think Different,” 그리고 엠&엠의 “Melts in Your Mouth, Not in Your Hands” 등이다
성공적인 슬로건을 만들었다면 세 번째 과제는 고객들이 이를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전달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언어나 문자로만 슬로건을 전달해서는 의도하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두 가지의 부차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 번째는 고객들에게 핵심혜택을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들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마케팅 방법들과 인간의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을 연결해 고객의 머리와 가슴을 동시에 설득하는 것이다.
마케팅 수단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품의 포장과 디자인, 로고, 가격, 광고, 판촉, 홍보, 스토리텔링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은 이러한 마케팅 수단들과 오감을 어떻게 조합해 고객과의 유대관계를 강화하느냐의 과제다.
오감은 브랜드에 대한 기억, 감성적 애착, 그리고 구매 행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다. 촉각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포옹이나 악수 등의 신체적 접촉은 뇌에서 옥시토신 같은 행복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제품구매에 영향을 준다. 고객에게 친근한 터치를 하는 직원은 팁을 5% 더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후각도 독특한 기능을 한다. 인간은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와 그와 연관된 감정을 어느 감각보다 더 빨리 기억하고 느낀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마케팅 수단들과 오감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가? 우선 슬로건으로 표현된 핵심혜택을 정확하게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일관성의 원칙이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핵심혜택을 일관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은 한 가지만이 아니고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동일한 방식으로 청각적으로 핵심혜택과 일관성을 가진 마케팅 방법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감에 일관성이 있는 마케팅 수단들을 모두 찾아내는 것이다. 때로는 오감 모두에게서 핵심혜택과 일관성 있는 마케팅 방법을 발견하기가 힘들 수 있다. 이럴 때는 네 가지, 혹은 세 가지 감각만을 활용해도 된다.
다음 단계는 각각의 감각에서 발견된 마케팅 수단들 가운데 어떤 조합이 가장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이 보완성의 원칙이다. 이러한 보완성을 찾아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를 생각해 보자. 필자는 수많은 사람이 어떻게 집이나 사무실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커피를 ‘제 3의 장소’에서 비싼 가격에 마시는지 쉽게 수긍이 가질 않는다. 여기에는 마케팅 수단들과 오감의 환상적인 조합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제3의 장소’라는 소비자 언어를 핵심혜택으로 결정한 스타벅스는 일관성과 보완성의 원칙을 따르면서 시각, 청각, 미각, 후각 그리고 촉각의 5가지 감각과 마케팅 수단을 활용한 전설적인 사례다. 이런 결과로 스타벅스는 고객들의 머리와 가슴을 사로잡았다.
스타벅스가 ‘제 3의 장소’를 핵심혜택으로 결정한 후 아늑하고 넓은 실내, 따듯한 감정을 유발하는 벽난로용 장작, 녹색의 에이프런, 그리고 녹색의 바다요정 로고 (시각), 커피를 만드는 소리와 듣기 좋은 음악(청각), 기분 좋은 커피 향(후각), 특유의 진한 커피 (미각), 묵직한 세라믹 커피잔, 부드러운 초록색 빨대 (촉각) 등 오감과 연결된 마케팅 수단을 일관성 있게 활용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왜 ‘제3의 장소’를 방문해야 하는지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시각, 청각 그리고 촉각에서 일관성 있는 마케팅 방법들을 여러 가지 사용하였다는 사실이다.
또한 오감에서 동원된 마케팅 수단들은 서로 협력하며 (보완성) 고객들에게 왜 ‘제3의 장소’를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호소하고 있다. 만약 스타벅스가 부드러운 빨간색 빨대를 사용했다면 이것은 ‘제 3의 장소’라는 핵심혜택과 일관성은 있겠으나 녹색의 에이프런과 녹색의 바다요정 로고(시각)와는 보완성이 약해진다. 초록색 빨대를 사용해 보완성을 높이며 색깔 정체성을 완성한 것이다.
이처럼 오감 각각의 마케팅 수단을 일관성과 보완성 원칙에 따라 연결할 경우 고객들은 브랜드의 핵심 혜택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머리와 가슴으로도 받아들이게 된다. 다시 말해 그 브랜드는 고객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과 구매는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