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과정 자동응답기(ARS) 전화 발신 오류로 인한 재투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에서 일부 책임당원이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전화를 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통신사의 스팸 차단 시스템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설명하며 결선 재투표를 결정한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통신사 문제가 아니라 당의 사전 준비 부족이 원인이라는 제보가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책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용인갑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ARS 결선투표를 실시해 윤재복 후보가 양향자 최고위원을 제치고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책임당원에게 예정된 ARS 전화가 제대로 발신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결과 확정이 보류됐다.
당은 특정 통신사의 자체 스팸 처리 시스템 때문에 일부 전화가 책임당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오는 18일 용인갑 결선투표를 다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의 설명과 다른 제보를 받았다며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안 전 수석은 과거 당내 경선 과정에서는 통신사 발신 번호가 당원들의 휴대폰에서 수신 차단되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에는 이런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ARS 투표 누락의 책임은 통신사가 아니라 당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을의 지위인 통신회사 책임인 듯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5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마친 뒤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 발신 오류로 재투표가 결정된 가운데, 결선에서 패배한 양 최고위원은 재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전면 재선거를 주장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의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시스
다만 안 전 수석의 주장은 현재 제보를 토대로 제기된 의혹으로, 당이 이 같은 사전 절차를 실제로 누락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안 전 수석은 용인갑뿐 아니라 남양주을과 관악갑, 서대문갑 등 다른 지역에서도 투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용인갑만 재투표할 것이 아니라 전체 경선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용인갑 경선 당사자인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투표 불참을 선언하고 전체 경선 과정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양 최고위원은 “총 4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ARS 전화가 오후 3시가 되도록 후보자인 저에게도 한 번도 오지 않았다”며 용인갑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관련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인갑 결선만 다시 치를 것이 아니라 경선 전 과정을 투명하게 조사하고 문제가 확인될 경우 경선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공개적으로 반박하면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충돌이 벌어졌다.
정 사무총장은 양 최고위원이 당초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뒤늦게 1차 경선까지 문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며 “당의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용인갑 결선에서 일부 책임당원에게 예정된 ARS 전화가 제대로 발신되지 않아 투표 참여 기회가 제한됐다는 점 자체는 공식 확인했다.
다만 이번 문제가 통신사의 스팸 차단 시스템에서 비롯된 기술적 오류인지, 당의 사전 관리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용인갑을 넘어 다른 지역 경선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당이 추가 조사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