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의 현대차 공장에서 로봇팔들이 차체공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14일(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의 현대자동차 공장. 노란색 로봇팔 두 대가 자동차 양쪽 측면에 붙일 커다란 철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었다. 무게가 수십㎏인 철판을 차체 바닥에 맞춰 세우는 동작엔 거침없었다. 총 무게가 360㎏으로 늘어난 차체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다음 공정으로 옮겨졌다. 다음 공정에선 또 다른 로봇팔이 불꽃을 튀기며 철판의 이음새를 용접하고 있었다. 이렇게 2분마다 차체 한 대가 생산됐다.
이곳은 2020년 가동을 멈췄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옛 공장이다. 현대차가 2023년 말 인수해 지난해 10월부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를 생산하고 있다. GM 시절 공장에 설치된 로봇은 6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04대로 늘었고 용접 작업은 100% 자동화다. 차체 공정을 맡고 있는 현대차 관계자는 “기둥 빼고 다 바꿨다”고 말했다.
차체 공정은 프레스(금속 성형기)에서 찍어낸 철판을 조립하고 용접해 자동차의 뼈대를 만드는 단계다. 팔을 굽힌 높이가 2m 남짓인 로봇팔들은 약 86개 공정 곳곳에서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팔 끝에 어떤 장비를 달았는지에 따라 철판을 집어 옮기거나 용접을 했다.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에서 용접을 자동화한 이유는 품질 때문이다. 차체가 조립·용접을 거쳐 도장(차체 표면에 도료를 입히는 작업) 공정으로 넘어가기까지 약 3시간이 걸린다. 차체 공정 관계자는 “사람이 용접하면 정확한 위치를 찍기 어렵고 편차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품질 확인도 자동화 기술을 활용한다. 3차원 좌표측정기(CMM)와 레이저 스캐너가 완성된 차체의 치수와 형상을 정밀하게 측정하는데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오차까지 찾아낸다.
안전 관리는 인공지능(AI)이 맡았다. 5400t급 대형 프레스가 철판을 차 문과 보닛 등으로 찍어내는 프레스 공장에선 안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작업장 곳곳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선을 그어놨는데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이 선을 넘나드는 작업자를 감지해 위험 구역에 남은 인원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위험 구역에 사람이 없어야 설비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무거운 철판을 들어 옮기는 천장 크레인 아래엔 붉은색 사각형 경고 구역이 빛으로 표시됐다. 크레인이 움직이는 위험 범위를 바닥에 직접 비춰 작업자가 접근하지 않도록 경고하는 역할이다. 크레인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카메라와 진동 감지 장치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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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설비 개선·증설에 12조원”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14일(현지시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현대차공장 준공식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공장 자동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날 푸네공장에서 열린 준공식에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인도에 투자할 155억 달러(약 20조원) 중 약 60%를 노후 생산시설 개선과 증설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AI·스타트업 등 신산업과 연구개발(R&D)에 각각 20%씩 쓸 계획이다.
현대차는 여러 차종을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유연생산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완성차를 넘어 AI·에너지 등으로 인도 사업을 넓히기 위한 현지 투자법인 ‘HMG 인디아’ 설립도 추진한다. 푸네공장 증설도 속도를 낸다. 장 부회장은 “현재 연 17만대인 생산능력을 32만대까지 빠르게 확대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