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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바쳤는데 재정 빨대라 모욕”…추미애 발언에 소방관 분노

중앙일보

2026.10.15 03:22 2026.10.15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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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지사의 “소방은 골치 아픈 재정 빨대” 발언에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이 뿔났다. 소방노조가 “망언”이라며 추 지사 본인의 즉각 사과를 요구하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3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지난 13일 추 지사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 답변이 발단이 됐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추 지사의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의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 전환 추진에 대해 “소방 예산은 세원 조정이 아니라 국비 지원 증액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한 것이다. 이어 “(소방) 인건비로만 2027년 1조1000억원을 잡아먹는다”라고도 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소방공무원은 1만1783명(9월 기준)이다. 내년 소방공무원 인건비와 사업비 예산은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소방안전교부세 등 국비 지원 비중은 9% 수준이라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양대 노총 소속 소방노조가 모두 성명을 내고 추 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한국노총 소속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15일 성명에서 “칠흑 같은 화마와 재난 속으로 가장 먼저 뛰어드는 소방관들의 목숨값이 고작 지자체 예산이나 갉아먹는 ‘빨대’냐”며 “정부가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하고도 인건비는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면서 소방이 지자체의 짐짝이자 예산의 ‘빨대’로 철저히 모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도 전날 성명을 통해 “추 지사의 ‘소방 재정 빨대’ 망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추 지사의 발언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소방관들을 단순한 예산 낭비 요인이자 재정의 짐으로 치부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방 인건비와 사업비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생명줄이자 국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필수 비용”이라며“이를 예산을 잡아먹는다는 저급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대한민국 모든 소방관의 자부심을 짓밟고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모독 행위”라고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추 지사의 안하무인격 발언과 무책임한 회피 태도는 1420만 도민과 전국 7만 소방공무원들에게 깊은 상처와 분노를 안겼다”며 “망언에 대해 사죄하라”고 밝혔다.

추 지사는 소방 공무원들의 사과 요구에 이틀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경기도가 진화에 나섰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날 “추 지사의 발언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소방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필수 업무다. 경기도 소방직 공무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소방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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