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서 차로 약 1시간 반 거리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 '캐나다에서 가장 유령이 많은 마을'로 알려짐
10월 핼러윈까지 매일 밤 유령 투어 운영. 성인 17달러, 1812년 전쟁 당시 숨진 민병대 장교 전설 깃든 여관 포함됨
1815~1859년 건축물 보존된 국가 사적지. 와이너리·쇼 페스티벌·포트 조지 등 가을 나들이 명소
토론토에서 차로 약 1시간 반 거리, 온타리오 와인 산지에 자리한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Niagara-on-the-Lake)는 미국 여행 전문지 콩데 나스트 트래블러(Condé Nast Traveler)가 2023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도시 50곳'에 꼽은 곳이다. 잘 보존된 19세기 건축물로 이름난 이 마을은 동시에 '캐나다에서 가장 유령이 많은 마을'이라는 별칭도 지니고 있어, 핼러윈을 앞둔 10월이면 밤마다 유령 투어에 참가하려는 방문객들이 거리를 채운다.
불타고 다시 세운 마을…거리마다 새겨진 캐나다의 역사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의 역사는 캐나다 초기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캐나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존 그레이브스 심코 부총독은 1792년 이곳을 어퍼캐나다의 임시 수도로 정했고, 의회는 1796년 수도가 요크(지금의 토론토)로 옮겨 갈 때까지 이곳에서 열렸다. 1812년 전쟁 중이던 1813년 5월에는 미군이 마을과 포트 조지(Fort George)를 점령했고, 그해 12월 철수하면서 마을을 불태웠다. 지금의 거리 풍경은 전쟁 뒤 왕당파 정착민들이 다시 세운 것이다.
이렇게 재건된 건물들이 오늘날 이 마을의 가장 큰 자산이다. 캐나다 사적 등록부는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가 1815년부터 1859년 사이에 지어진 건물을 캐나다에서 가장 잘 간직한 곳이라고 평가하며, 2004년 이 마을을 국가 사적지로 공식 인정했다. 마을은 그에 앞서 1986년 주정부 지정 문화유산 보존지구가 됐다. 1812년 전쟁 당시 미군의 공격에 맞서 어퍼캐나다를 지킨 요새였던 포트 조지는 지금 국가 사적지로 운영되며 전쟁의 역사를 보여 준다.
총검에 쓰러진 민병대 장교의 전설…밤마다 이어지는 유령 투어
유령 이야기는 이 오랜 역사에서 비롯된다. 마을 대표 명소 가운데 하나인 '올드 엔젤 인(Olde Angel Inn)'은 1789년 무렵 문을 연 것으로 알려진 여관으로, 1812년 전쟁 때 불탄 뒤 1815년 다시 지어졌다. 여관 측이 '인기 있는 지역 전설'로 소개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캐나다 민병대 장교 콜린 스웨이즈(Colin Swayze) 대위는 1813년 5월 미군 침공 당시 연인을 만나려고 퇴각을 미루다 여관 지하 저장고의 빈 술통에 숨었다. 그러나 미군이 숨을 만한 곳마다 총검을 찔러 넣는 바람에 목숨을 잃었다. 그 뒤로 그의 유령이 밤마다 여관을 거닌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이런 이야기를 따라 걷는 유령 투어는 핼러윈까지 10월 내내 매일 밤 열리고, 11월과 12월에는 금·토요일 밤에 진행된다. 퀸 스트리트 125A의 기념품 가게에서 출발하는 약 90분짜리 야외 도보 투어로, 프린스 오브 웨일스 호텔과 로열 조지 극장, 옛 약방, 올드 엔젤 인 등을 돈다. 요금은 성인 17달러, 5~13세 어린이 14.50달러이며 세금과 수수료가 따로 붙는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통적인 방식이라 공포 체험보다는 역사 산책에 가깝다. '캐나다에서 가장 유령이 많은 마을'이라는 수식어 역시 공인된 순위라기보다 투어 업체와 지역이 쌓아 온 명성에 가깝다.
와인·연극·역사가 어우러진 가을 여행지…’유령'은 마을의 또 다른 문화 자산
유령 이야기가 부담스러운 방문객에게도 볼거리는 많다. 이 일대는 '현대 캐나다 와인의 발상지'로 불리며 수십 곳의 와이너리가 모여 있고, 요크 로드의 샤토 데 샴(Chateau des Charmes)처럼 투어와 행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상점과 카페가 늘어선 퀸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북미의 대표적인 연극 축제인 쇼 페스티벌(Shaw Festival) 극장과 만난다. 쇼 페스티벌은 1962년 변호사이자 극작가인 브라이언 도허티(Brian Doherty)가 아일랜드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한 여름 연극 축제로, 해마다 10편이 넘는 작품을 올리며 약 35만 명의 관객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