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트가 가운데 꽂히지 않더라도 연장선과 무게중심이 일치하면 제로토크 퍼터다. [중앙포토]
‘제로토크 퍼터=센터샤프트 퍼터’라고 생각하는 골퍼가 많다. 하지만 샤프트를 가운데 꽂았다고 다 제로토크는 아니고, 가운데 꽂지 않았다고 제로토크가 아닌 것도 아니다. 핵심은 샤프트를 어디에 꽂았느냐가 아니라 샤프트 연장선과 무게중심이 일치하느냐다.
야구 방망이는 무게중심과 손잡이가 일직선상에 있다. 그래서 스윙할 때 방망이가 손안에서 따로 놀지 않고 그립을 따라 자연스럽게 돈다. 무게중심이 손잡이 축에서 벗어나 있으면 스윙 도중 방망이가 제멋대로 비틀리려 한다. 전통적인 퍼터가 딱 이렇다. 샤프트와 무게중심이 일치하지 않아 스트로크 때 헤드가 손안에서 살짝 비틀리는 힘을 받는다. 이 힘이 ‘토크’다. 야구 방망이처럼 샤프트 축과 헤드 무게중심을 정확히 일치시키면, 손목에 따로 힘을 주지 않아도 헤드가 알아서 스퀘어(페이스가 목표를 정확히 향한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이게 제로토크의 핵심 아이디어다.
말처럼 쉽지는 않다. 퍼터는 공이 스위트스폿을 벗어나도 최대한 똑바로 가도록 무게를 좌우와 뒤쪽으로 벌려 배치한다. 그런데 제로토크를 만들겠다고 무게를 샤프트 바로 아래, 즉 헤드 중앙으로 모으면 어떻게 될까. 스트로크 중에는 다루기 편하지만, 빗맞으면 헤드가 쉽게 비틀린다. ‘다루기 편한 것’과 ‘빗맞아도 버티는 것’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셈이다.
이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으려 한 브랜드가 엑시스원(Axis1)이다. 2009년 처음 나온 이 퍼터는 무게중심을 샤프트 축에 정확히 맞추면서 관성모멘트도 최대한 살리려 했다. 무게를 중앙에 모으면서 동시에 바깥으로도 뻗어야 하니, 헤드는 앞뒤로 길게 늘어진 낯선 말렛 형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샤프트는 무게중심 자리에 꽂는 대신 구부려서 연장선만 무게중심을 지나게 했다. 모양이 이상해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했다.
제로토크 열풍을 일으킨 랩골프는 다른 길을 택했다. 무게중심을 샤프트 바로 밑에 억지로 두는 대신, 라이 각을 이용해 스트로크 중 생기는 토크를 반대 방향의 힘으로 상쇄한다. 무게중심을 손잡이 밑으로 옮기는 대신 저울 양쪽에 추를 달아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다.
랩골프 인기 이후 다른 브랜드들도 제로토크 퍼터를 내놨는데, 대부분 샤프트를 헤드 가운데에 꽂는 방식이었다. ‘센터샤프트=제로토크’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미즈노가 11월 국내에 출시하는 M.크래프트 X Z 퍼터는 원조인 엑시스원의 아이디어, 즉 무게중심을 샤프트 축에 실제로 맞추면서 관성모먼트도 포기하지 않는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다만 크랭크 형태로 살짝 꺾인 호젤을 써서 얼핏 보면 전통적인 퍼터처럼 보이게 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