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미 우주군 장병들이 컴퓨터 화면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우주군의 전자전 시설과 실전 투입 비화를 소개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을 지원한 미 우주군은 지상에서 강한 교란 전파를 쏴 상대의 위성통신을 방해하고 작전 병력을 보호했다. 수 시간 뒤 우주군에는 중동으로 향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WSJ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주 피터슨 우주군기지의 전자기전 전담부대 ‘미션 델타3’는 마두로 체포 작전 당시 아군 부대 주변에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 부대는 적의 정보 공유와 명령 전달을 방해해 체포조가 움직일 시간을 벌어줬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가 미 해군 이오지마함에 탑승 중이라며 트루스소셜에 올린 사진.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다음 임무는 수 시간 만에 떨어졌다. 이란전쟁에 대비해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지시였다. 장비를 항공기에 싣고 출발하기까지 주어진 시간은 72시간에 불과했다.
전자전 부대가 겨냥하는 건 위성과 지상 사이를 오가는 신호다. 현대전에선 위성·항공기·함정 등이 전자기파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런 전파 영역은 인간의 신경망에 해당한다. 그레고리 개그넌 미 우주군 전투전력사령관은 “전파 영역에 대한 지배권은 전쟁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우주군의 핵심 지상 배치형 우주 무기 체계는 크게 세 가지다. 공격용 장비 ‘메도랜즈’는 적 위성과 지상국이 주고받는 신호에 무선 주파수 노이즈를 쏴 정보 전달을 막는다. 잡음으로 신호를 묻히게 하는 방식이다. 위성 자체를 물리적으로 파괴하지 않기 때문에 파편 위험 등 변수를 최소화하고, 원하는 시간 동안 적의 눈과 귀를 막아 확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존 위성통신 교란 체계를 개량한 덕에 바퀴 달린 트레일러에 탑재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방어 임무에는 ‘바운티 헌터’가 사용된다. 전파를 감시하다가 미군 위성을 교란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신호를 포착하고, 그 신호의 발신 위치를 찾아내는 장비다.
미 우주군은 ‘원격 모듈형 단말기’의 실전 투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파 교란 장비를 경량화해 컨테이너로 전 세계 어디든 은밀히 이동·배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 우주군은 “원격 운용이 가능해 병력의 위험 노출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이란전쟁 이후 지상에서 장비를 운용하는 이들 장병은 이란군의 주요 타깃이 됐다. 미션 델타3 부대장 안젤로 페르난데스 대령은 “이란전쟁에서 전자기파 전장과 물리적 전장 모두 우주군 역사상 손꼽힐 만큼 치열한 환경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