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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진짜 후져” 의사 까는 의사…“사이다” 극찬 터진 까닭

중앙일보

2026.10.15 13:00 2026.10.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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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닥터엑스’의 초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계수정 역의 배우 김지원. [사진 SBS]

드라마 ‘닥터엑스’의 초반 흥행을 이끌고 있는 계수정 역의 배우 김지원. [사진 SBS]

“돈 잘 벌고 출세하려고 공부만 한 인간들, 윤리고 신념이고 생각 없이 그저 멍청하게 똑똑한 인간들. (중략) 환자가 얼마나 고생할지 뻔히 알면서, 목숨이 걸렸는데 ‘어떻게 하면 그냥 넘어갈까’ 생각하는 안일한 인간들. 너네 진짜 후져.”(1화 계수정 대사)

2회까지 방송된 SBS 금토 드라마 ‘닥터X: 하얀 마피아의 시대(이하 닥터엑스)’가 초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의사 사회의 권위주의를 정면으로 겨냥한 서사와 주인공 계수정을 맡은 배우 김지원의 강렬한 연기 등이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닥터엑스’는 1회 시청률 11.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를 기록한 데 이어 2회에서 14.9%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성과도 이어졌다. 공개 3일 만인 14일 투둠에서 글로벌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초반 흥행을 이끈 건 ‘의사를 까는 의사’ 계수정 캐릭터다. ‘장희숙 의사용역소개소’에 소속된 프리랜서 외과 의사 계수정은 수술 1건 당 수당을 받고, 무조건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연이은 외과 의사들의 사표로 손이 모자란 구산대 서남병원 분원에 파견된 계수정은 잘못된 수술을 계획하는 원장, VIP 환자 수술에만 매달리는 동료들의 부조리를 당당하게 비판하면서도 압도적인 수술 실력으로 환자를 구한다. 그가 1화에서 약 1분 간 속사포처럼 병원의 권위주의를 꼬집는 장면의 쇼츠·릴스 영상은 조회 수 합계 800만 회를 넘어섰다.

그간 나왔던 메디컬 드라마들은 의사들의 동료애와 희생을 주로 다뤘다. 1990년대 ‘종합병원’(1994~1996), ‘해바라기’(1998~1999) 등은 의료 현장의 휴머니즘, 2000년 이후 ‘슬기로운 의사 생활’ 시리즈(2020, 2021), ‘닥터 차정숙’(2023)은 의사들의 우정, 사랑이 주된 내용이었다. ‘낭만닥터 김사부’(2016, 2020, 2023), ‘중증외상센터’(2025)는 의사들의 사명감, 돌파력이 강조됐다.

‘닥터엑스’는 초반부터 신랄하다. 도입부에서부터 의사협회 출신의 시장 당선을 축하하는 파티를 비춘다. 연설에 나선 회장은 “의사를 지켜야 의료가 바로 선다는 걸 저 어리석은 것들은 모른다”고 말한다. 이를 씁쓸하게 바라보던 부승관(손현주)은 “환자를 지켜야지, 이 썩을 놈들아”라고 중얼거리며 연회장을 나선다.

극 중 의사들은 무능하다. 구서대 서남병원장 김명섭(김종구)은 자신이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는지도 모른 채 수술실에 라텍스 장갑을 끼고 들어갔다가 졸도한다. 외과의 도윤식(김영민)은 수술 중인 환자의 암 세포가 예상보다 넓게 퍼져있는 것을 확인하자, 이를 제거하는 대신 개복 부위를 닫는 쪽을 선택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약 2년간 의정 갈등이 이어지며 의사들의 집단 행동과 의료 공백 사태에 실망감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속 비판과 폭로가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주연 김지원은 계수정의 거침없는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저음 발성을 연습하고 색조를 덜어낸 메이크업, 짧게 자른 칼 단발 등으로 캐릭터를 완성했다. 계수정의 조력자이자 용역 소개소 장희숙 소장 역을 맡은 이정은, 병상에 누운 김명섭을 협박해 병원장 자리에 오른 부승관 역의 손현주, 병원 내 정치에만 몰두하는 도윤식 역의 김영민 모두 실력파들이다.

총 12부작인 이 드라마의 흥행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본 원작(닥터-X~외과의·다이몬 미치코) 특유의 과장된 전개가 국내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의사 직군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그린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방송미디어통신심의회 측은 “의료진을 무능한 악역으로 단순화한다는 이유로 닥터엑스에 대한 심의를 요청하는 신청 건이 13일 접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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