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변호사로 소개하며 보수 논객으로 활동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두번째 대변인으로 발탁된 케이티 재커라이어가 15일(현지시간) 변호사 자격증이 없다는 허위 경력 논란이 확산되자 돌연 “(대변인 역할과)변호사 시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신임 대변인 케이티 재커라이어가 첫 백악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브리핑에서 보수성향 매체 3곳에만 질문권을 준 뒤 퇴장했다. AP=연합뉴스
재커라이어는 이날 보수성향 매체인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시험을 치려고 등록을 해둔 상태에서 남편을 따라 중국으로 가게 됐고 시험을 취소하고 싶지 않았다”며 변호사 시험에 실제로 응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 시험) 결과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중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보수 방송에서 스스로를 변호사로 소개하며 활동하다 백악관 대변인에 발탁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를 신임 대변인으로 발표하면서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지원 유세를 마친 뒤 전용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헬기 안에는 케이티 재커라이어 신임 백악관 대변인과 트럼프의 '애착담요'로 불리는 개인 비서 나탈리 하프가 먼저 탑승해 트럼프를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재커라이어는 2011년 페퍼다인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에서 변호사 시험을 봤지만 합격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각 주에서 시험에 합격해야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지난 2월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의 합격율은 31%였다. 일부 주에선 변호사 자격이 없는 사람이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하거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WSJ에 따르면 재커라이어는 2011년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시험에 떨어진 뒤 결혼을 앞둔 남성과 중국으로 이주한 뒤 중국의 대형 로펌인 중룬법률사무소 국제업무팀에서 일했다.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그의 당시 업무는 미국 및 다국적기업의 중국 사업에 필요한 계약서 작성과 고객 연락 등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지원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고 있다. 그의 뒤는 신임 대변인 케이티 재커라이어. AP=연합뉴스
재커라이어는 지난 13일 첫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변호사 자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한 기자는 그에게 ‘어느 주에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느냐’고 질문했고, 재커라이어는 “중국으로 이주했을 때”라고 답했다. 합격여부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그는 첫 브리핑에서 상대적으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보수 성향 매체 3곳에만 질문권을 준 뒤 퇴장하며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