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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다급한 트럼프, ‘그림자 선단’ 제재 푸나…유가 잡기 총력전

중앙일보

2026.10.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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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군이 지난 8월 지중해에서 유조선 토아 파요호(오른쪽 첫째)에 바짝 붙어 항해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인 이 유조선이 러시아 ‘그림자 선단’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해군이 지난 8월 지중해에서 유조선 토아 파요호(오른쪽 첫째)에 바짝 붙어 항해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인 이 유조선이 러시아 ‘그림자 선단’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이란의 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제재 명단에 오른 선박을 합법적인 사업자에게 매각하도록 허용한 뒤, 이들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식이다.

그림자 선단은 이름 그대로 국적과 배의 실소유주·운영진을 알 수 없는, 베일에 싸인 밀수 전문 선박이다. 배의 국적을 세탁하거나, 선박 위치 추적기를 끄거나, 공해에서 석유를 맞바꾸는 수법을 쓴다.

트럼프의 구상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WPC)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이 언급한 내용이다. 당시 라이트 장관은 “유조선 부족이 국제 해운 운임을 올리는 핵심 병목 요인”이라며 “선박 제재를 풀면 부담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그림자 선단을 합법적인 구매자에게 매각하도록 승인하고 운항을 허용하는 안을 사안별로 검토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FT는 트럼프가 중간선거 판세가 불안한 원인 중 하나를 경윳값 급등으로 보고 고육지책으로 그림자 선단 제재 완화를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지난 9일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과 미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다.

백악관 에너지 고문 출신 밥 맥널리라피단에너지 대표는 FT에 “트럼프가 연료 가격을 낮추려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펙츠는 그림자 선단 제재를 푼다고 해서 해운시장 운송 능력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제재를 피해 그림자 선단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도 수출 물량의 상당수를 그림자 선단에 의존한다. 이란도 마찬가지다. 마약·매춘·도박 같은 지하 경제를 뿌리 뽑기 어려운 것처럼 그림자 선단을 단속하는 건 쉽지 않다. 제재 대상국은 원유를 팔 수 있고, 선주는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더 많은 이익을 거두는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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