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1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차세대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시연했다. 로드스터는 로켓의 가스추진 기술을 활용해 주차된 차량 5대를 뛰어넘거나 공중에서 떨어지며 차체를 뒤집어 안정적으로 착지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롤러코스터처럼 하늘로 솟구친 곡선 트랙을 흰색 스포츠카가 내달렸다. 트랙의 꼭대기까지 올라간 스포츠카는 뒤집힌 채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흰색 압축가스를 분사하며 공중에서 자세를 바로잡더니 안정적으로 땅에 착륙했다.
테슬라가 1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에서 선보인 차세대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의 시연 장면이다. 로드스터는 2017년 첫 시제품을 발표한 이후 9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신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개 행사를 앞두고 “역대 최고의 제품 시연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최대 관심사는 ‘공중부양’ 기술이다. 머스크는 앞서 2018년, 신형 로드스터에 ‘스페이스X’의 로켓 기술을 접목하겠다며 “테슬라 차가 하늘을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로드스터는 압축가스를 분사하는 추진장치(스러스터)를 이용해 공중으로 뛰어오르고 자세를 제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테슬라의 대표 차량인 ‘모델3’,‘모델Y’,‘사이버트럭’ 등 5대의 차량을 세워놓고 로드스터가 가스를 분사하며 뛰어넘는 모습에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로드스터는 마치 체조 선수처럼 차체를 360도 회전시키며 5대의 차량을 뛰어넘은 뒤 착지했다.
압축가스를 통해 순식간에 가속하는 능력도 선보였다. 앞서 머스크는 로켓 장치를 적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97㎞)까지 1초 이내에 도달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날 테슬라가 보여준 테스트에서 로드스터는 0.81초만에 시속 97㎞까지 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머스크는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힘을 높이고 질량을 줄이면 가속도는 더 커진다. 실제 양산차는 이보다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은 가격은 이번에 공개되지 않았다. 2017년엔 기본형이 20만 달러(약 2억8000만원)로 제시됐지만, 실제 가격은 미지수다. 양산 시점도 불투명하다. 머스크는 이번 행사에서 고객 인도 시점에 대해 “2028년에 생산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로드스터는 당초 2020년에 양산을 하겠다며 2017년부터 예약금을 받았지만,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예약금을 장기간 보유하면서도 차량을 인도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공동창업자도 일찌감치 로드스터를 예약했지만 지난해 예약금 환불을 신청하면서 “7년 반은 기다리기에 너무 긴 시간”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로드스터는 현재 국내에서도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신용카드로 560만원을 선결제 한 뒤 열흘 내에 계좌이체로 6500만원을 보내야 한다.
공중 곡예에 사용된 로켓 추진장치가 일반 도로에서 사용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테슬라도 홈페이지를 통해 로드스터에 적용된 로켓 기술은 공공도로 주행용으로 승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 로켓이 모든 지역에 제공되는 것은 아니라고 공지했다. 머스크는 이날 시연에서 “이 차는 공중에서 곡예를 할 수 있지만,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설계한 차는 아니다. 하지만 재미만큼은 확실하다. 재미 척도가 10점 만점이라면 11점짜리”라고 했다.
업계에서도 로드스터가 테슬라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차량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테슬라가 자동차 사업에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인공지능(AI)과 우주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가운데, 기술력을 과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날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유일한 테슬라 차는 로드스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