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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방 샴페인 든 女 조심하라”…오픈AI 직원들에 ‘미인계 경고’ 왜 [팩플]

중앙일보

2026.10.16 00:22 2026.10.1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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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직원 출신인 압둘라흐만 알포잔미가 지난 9월 오픈AI 임원 회의실 모니터 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던 모습. 미 연방수사국(FBI) 제공

오픈AI 직원 출신인 압둘라흐만 알포잔미가 지난 9월 오픈AI 임원 회의실 모니터 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던 모습. 미 연방수사국(FBI) 제공


미인계와 로맨스를 경계하고, 회사 로고가 달린 옷은 되도록 피하라. 국정원 정보요원에게나 요구할 법한 수칙이지만, 실제 오픈AI 직원들이 받는 보안 교육의 일부다. 대중교통에선 휴대폰에 보안 필름을 붙이고, 청소 직원 등을 통한 정보 유출에 대비해 회의 뒤 화이트보드도 지워야 한다.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모인 실리콘밸리는 AI 패권 경쟁 속에서 기술 탈취 시도가 일상화된 ‘방첩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준 게 지난 9일(현지시간) 임원 회의실 TV 뒤에 녹음기를 숨겨 도청 혐의로 FBI에 체포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30대 오픈AI 직원 압둘라흐만 알포잔의 사례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직원들에게 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러시아의 외교관 포섭 사례도 소개한다. 미국 외교관을 유혹하려 호텔 방에 샴페인을 든 여성을 보내고, 거절당하자 다른 스타일의 여성에 이어 젊은 남성까지 보냈다는 이야기다. 직원들도 이런 성적 유혹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빅테크 기업도 마찬가지다. 앤트로픽에선 핵심 자료를 열려면 복수의 직원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구글은 2018년부터 AI 시스템 ‘파사드’로 직원의 업무와 문서 열람 기록을 분석해 수상한 행동을 찾는다. 실제 구글의 엔지니어 린웨이 딩은 AI 영업비밀을 빼돌린 혐의로 적발돼 지난달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검찰, 정보당국은 오픈AI 사건을 일제히 국가안보 문제로 규정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사건 공개 직후 “미국의 초지능 기술을 보호하는 건 최우선 방첩 과제 중 하나”라고 했고, 제이 클레이턴 국가정보국장도 “세계 초지능 개발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국가안보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공의’라는 뜻의 ‘artificial’이 주는 부정적 어감을 피하겠다며 AI 대신 ‘초지능’(super intelligence)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재판을 맡은 캘리포니아 북부연방검찰도 이번 사건을 국가안보 사안이라 규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과 준동맹 수준의 안보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와의 협력마저도 도마에 올랐다. 크리스 맥과이어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4일 X에서 “사우디 정부가 이번 사건에 관여했다면 양국의 AI 협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보호에선 우방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민감하게 대응하는 건 AI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최근 오픈AI와 앤트로픽 전·현직 직원들이 인류 멸망론까지 제기하며 AI개발 속도 조절을 촉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하며 일축한 것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박찬준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AI 기술이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시대에서 기술과 인재를 빼가려는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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