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강청희 건보 이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 개인정보를 2년 넘게 외부에 불법 판매하다 파면됐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들에게는 유출 사실이 통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강원도 원주시 건보공단 본부에서 열린 복지위 국감에서 “공단 직원이 2년 반 동안 가입자·피부양자 정보를 돈 주고 팔아넘겨 지난 7월 25일 파면됐다. 심각한 사태”라며 말문을 열었다.
개인정보 유출로 지난 7월 파면된 건보공단 직원 사례. 해당 직원은 2년 5개월간 외부 업체에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와 피부양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사진 국회방송 캡처
김 의원에 따르면 건보공단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사고는 지난해 7건에 달했다. 정재욱 공단 총무상임이사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묻는 말에 “비공개 수사 사안으로 수사 결과를 아직 못 받았다”고 답했다. 파면된 직원이 개인정보를 판매한 대가로 챙긴 돈은 억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석 달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 당사자들에게 통보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가 유출됐거나 유출이 의심될 때 72시간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의무를 어기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만희 보건복지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은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을 향해 “유출됐거나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정보 주체들에게 유출 사실에 대비하라고 통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장은 “취임 직후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피해 당사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위원장은 “유출됐다면 개인정보 주체에게 당연히 알려야 한다. 통보 방안을 검토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건보공단의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영업 적자는 6조9161억원으로 예상된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정권을 불문하고 건강보험 재정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강 이사장은 “언제까지 수입 기반을 늘려서만 (건보 재정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지출 구조 합리화가 필요하다”며 안정적인 국고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홍승권 심평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복지위 국감에서는 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의 선임 과정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야당은 홍 원장이 선임 당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지 않았는데도 최종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서류·면접 1위는 다른 분이셨더라. 하지만 인사권자는 원장님을 선택했다”며 “선택받았으면 더 잘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 원장은 “(내용이) 틀리다”고 반박했다. 심평원장은 심평원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 재가로 임명된다.
이후 한 의원은 일부 여당 의원 등과 함께 홍 원장의 서류·면접 평가자료를 직접 열람했다. 한 의원은 “증인 선서도 했는데 정확하게 답변하라”고 요구했고, 홍 원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서류와 면접은 한지아 의원 말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보건복지부 2차 업무보고에서 “심평원(장) 어디 있느냐”고 물은 뒤 김경자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향해 “여기 사회수석이 지원했다가 떨어진 데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