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샌타애나 강풍이 남가주 전역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주민 대피령과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보되어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가주소방국에 따르면 15일부터 발생한 주요 산불 3건은 16일 오전 기준 총 1594에이커를 태운 것으로 집계됐다. LA카운티 말리부 지역에는 주민 대피령이 유지되고 있으며,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1400에이커가 넘는 산불로 인해 5번 프리웨이가 한때 양방향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LA카운티 말리부에서는 13일 오후 5시쯤 엔시널 캐니언 로드 인근에서 ‘브라이슨 산불’이 발화했다. 16일 오전 10시 기준 피해 면적은 147에이커, 진화율은 17%를 기록 중이다. 현재 2개 구역에는 강제 대피령이, 12개 구역에는 대피 경고가 발령되어 있다.
소방당국은 소방대원 414명과 소방차 64대, 소방 헬기 2대 등을 현장에 진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건물 약 100채가 산불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피해 규모가 큰 산불은 샌디에이고 카운티 캠프 펜들턴에서 발생한 ‘헨더슨 산불’이다. 전날 오후 2시 35분쯤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1404에이커로 번졌다. 불길이 급속히 확산하자 기지 내 대피 명령이 내려졌고, 주요 도로인 5번 프리웨이 양방향 통행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현재 대피 명령은 해제된 상태나, 16일 오전 기준 진화율은 여전히 0%에 머물고 있다.
말리부 산불 현장. [ABC7 캡처]
LA카운티 아주사 지역에서도 ‘피크 산불’이 발생했으나 추가 확산은 저지된 상태다. 15일 오후 7시 기준 피해 면적은 43에이커, 진화율은 41%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샌버나디노 지역에서 발생한 ‘에지힐 산불’은 약 3에이커를 태운 뒤 진화됐다.
강풍으로 인한 정전 피해도 늘고 있다. 남가주에디슨(SCE)에 따르면 16일 오전 기준 총 8만4575가구 및 사업체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지역별로는 벤투라 카운티가 3만6018곳, LA카운티가 3만4974곳으로 집계됐다. SCE 측은 추가로 18만7435곳에 대한 예방적 전력 차단(PSPS)도 검토하고 있다.
기상 조건 역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국립기상대(NWS)는 16일 샌타애나 강풍이 피크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일부 산악 및 산기슭 지역에서는 최대 시속 90마일에 달하는 폭풍급 돌풍이 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습도는 8~15% 수준까지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폭염과 강풍, 초강력 건조 기류가 결합하면서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확산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LA 및 벤투라 카운티 일부 지역에는 17일까지 산불 위험 적색경보가 발효 중이다.
정전 사태로 일부 도로에서 신호등이 작동을 멈췄다. [ABC7 캡처]
16일 오후 최고기온은 LA 93도, 샌퍼낸도 밸리 95도, 오렌지카운티 내륙 지역은 96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가주 주요 지역에 발령된 폭염주의보는 17일까지 유지된다.
NWS는 주말부터 강풍이 점차 약화된 뒤 다음 주 중반에 이르러서야 기온이 크게 떨어지며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방당국은 위험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정보와 정전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비상용품을 챙기는 등 즉각적인 대피태세를 유지해 줄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