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프리스코에 거주하는 한인 작가 데이빗 정(41)씨는 한국 문화와 유산이 후세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이중언어 기록장인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세요(Halmeoni, Tell Me Your Story)’를 출간했다.
정 씨는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부모님이 텍사스에 있는 손주들을 그리워하신다”며 손주들에게 할머니의 이야기를 알려주고, 어머니에게 선물하기 위한 기록장(Keepsake Journal)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데, 정작 자신이 어머니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씨는 “우리 부모님처럼 이민 1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의 한인들에게 권하고 싶다”며 한국 문화와 유산을 보존하고 후세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장은 모든 세대가 함께할 수 있도록 한국어와 영어를 나란히 실었다.
기록장 표지와 페이지마다 기록할 수 있도록 다른 질문이 마련돼 있다.
기록장은 총 105개의 질문을 포함하고 있으며, 할머니의 삶을 차근차근 돌아보도록 이끈다. 떠나온 고향,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 자녀들의 태몽, 김장하던 날, 설날 아침의 추억, 손주들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지혜까지 담았다. 한글 이름과 한자의 뜻, 음력 생일, 띠, 본관을 소개하는 질문도 있고, 가계도와 한국의 가족 호칭 안내,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음식 레시피를 기록하는 공간도 있다.
정씨는 “모든 것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과 추억에서 나왔다. 어머니가 기록하셨으면 좋을 내용, 내 자녀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내용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이민 1세대부터 3세대까지 한 가족의 전통이 기록되어 앞으로도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한 권씩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캘리포니아주 LA에서 나고 자란 한인 2세로,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군에 입대했다. 이후 방송업계에서 종사해왔으며, 3년 전 텍사스로 이주 후 현재는 미국의 유명 TV 진행자인 ‘닥터 필’이 설립한 방송국에서 방송 제작 전반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인들이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지만, 한국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 것도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할머니 버전에 이은 할아버지 버전도 제작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