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9” 역대급 경보에 인터넷 마비…日 뒤흔든 ‘지진 오보’
중앙일보
2026.10.16 19:47
2026.10.16 19:55
일본 기상청이 16일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6.9의 지진을 규모 9.9로 잘못 추정해 동일본 광범위한 지역에 긴급 지진 경보를 발령했다.
약 8분 만에 경보를 전면 취소했지만 시민들의 휴대전화에 경고음이 울리고 일부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TV아사히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낮 12시 40분쯤 홋카이도부터 도호쿠와 간토 및 호쿠리쿠를 거쳐 도카이와 이즈 제도에 이르는 지역에 ‘긴급 지진 속보’를 발령했다. 강한 지진이 발생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한 흔들림이 예상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기상청이 산출한 지진 규모는 9.9였다. 이에 따라 경보 대상 지역 주민들의 휴대전화에서 지진 경고음이 일제히 울렸다.
그러나 약 8분 뒤 기상청은 기존 경보를 취소했다. 취소 사실 역시 긴급 지진 속보 형태로 전달했다. 지진 규모도 당초 발표한 9.9에서 6.9로 정정했다.
긴급 지진 속보를 발령한 뒤 경보 자체를 전면 철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
日 기상청 공식 사과…“지진 규모 과대 추정”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경보를 발령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기상청은 당초 “이 지진의 진원을 쿠릴 열도(지시마 열도)로 확정하고 규모 9.9로 과대 추정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보다 지진 규모를 크게 산출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오류가 발생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곳곳에서 잇따른 사이버 공격이 이번 오보와 관련이 있는지도 관심을 모았다.
에비타 아야타카 기상청 지진·쓰나미 감시과장은 기자회견에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스템 담당자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은 없다”라고 답했다.
━
휴대전화 경보에 인터넷 접속 장애까지…시민들 불만
지진 경보가 광범위한 지역에 발령되면서 시민들은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보가 곧바로 취소됐지만 온라인에서는 기상청의 잘못된 판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경보 발령 직후 이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엑스(X)의 타임라인이 일시적으로 표시되지 않았다. 야후 검색 등 일부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온라인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다행이지만, 넓은 범위에 긴급지진속보가 발령된 이상 원인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면 좋겠다”, “사이버 공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런 오보는 민폐”, “취소할 때는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 등의 반응이 나왔다.
실제 관측된 지진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 진도 1의 미약한 흔들림이 감지됐을 뿐 다른 지역에서는 강한 진동이 관측되지 않았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발생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