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적 예외 제외한 3분기 시술 대상… 주요 정당은 현행 유지 지지 형사처벌 아닌 재정 지원 제한… 대법원 판결 후 헌법적·의료적 공방
ai
BC주 총선을 앞두고 한동안 주요 선거 쟁점에서 벗어나 있던 낙태 문제가 다시 등장했다. 소수 정당인 원BC(OneBC)가 임신 28주 이후 선택적 낙태에 대한 주정부 의료비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으면서다. 시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공의료 지원 범위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논쟁이 예상된다.
원BC는 14일 임신 28주 이후의 선택적 낙태에 대해 공공의료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산모의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이나 태아의 치명적인 유전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다.
BC보수당에서 갈라져 나온 원BC는 지난달 주의회 해산 당시 현역 주의원 2명을 보유한 정당이다. 주요 정당들이 기존 낙태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원BC가 별도의 지원 제한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임신 주수에 따라 낙태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연방 형법 규정이 없다. 1988년 캐나다 대법원이 기존 낙태 관련 형법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한 이후 새로운 형사법상 임신 주수 제한은 도입되지 않았다.
그러나 법적 제한이 없다고 모든 의료기관에서 임신 기간과 관계없이 시술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서비스는 의료기관의 진료 기준과 전문인력, 시설 여건에 따라 달라진다. BC주 내륙보건청도 임신 24주 6일 이후에는 낙태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원BC의 공약은 이러한 의료기관의 진료 기준과 별개로 주정부의 비용 부담을 제한하겠다는 제안이다. 시행될 경우 어떤 시술을 선택적 낙태로 분류하고 의료적 예외를 어떻게 판단할지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BC주에서 낙태 의료비 지원이 정치적 논쟁으로 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8년 빌 밴더 잴름 당시 BC주수상은 낙태 시술에 대한 주정부 지원을 전면 중단하려 했으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후 주요 정당들은 대체로 기존 낙태 접근권과 공공의료 지원 체계를 유지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연방 정치권에서도 낙태 규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피에르 폴리에브 연방보수당 대표는 지난 연방 총선에서 낙태를 제한하는 새로운 법률이나 규제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1년에는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에 형사처벌을 부과하려는 의원 발의 법안이 연방하원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여론 역시 단순하게 나뉘지 않는다. BC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코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9%가 낙태를 어떠한 상황에서도 법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를 지지했다. 다만 낙태의 법적 허용 여부와 임신 후기 시술에 대한 의료비 지원은 서로 다른 문제여서 이 결과를 원BC 공약의 찬반 여론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앨버타주에서도 지난해 통합보수당 당원들이 임신 후기 선택적 낙태에 대한 의료비 지원 중단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그러나 대니엘 스미스 주수상은 기존 낙태 정책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원BC의 이번 공약은 낙태의 법적 허용 여부보다 공공의료가 시술 비용을 어디까지 부담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시에 임신 후기 의료적 판단과 의료서비스 접근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도 쟁점으로 제기된다.
주요 정당들이 현행 제도 유지를 강조하는 가운데 원BC는 지원 제한을 공약했지만,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예외 범위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