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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 두고 화마에 스러졌다…순직 소방관 유족 “무리한 투입”

중앙일보

2026.10.16 21:52 2026.10.1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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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왼쪽). 오른쪽은 김 소방위의 유족이 사고 당시 구조 상황과 의문점을 정리한 수첩. 사진 유족, 연합뉴스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왼쪽). 오른쪽은 김 소방위의 유족이 사고 당시 구조 상황과 의문점을 정리한 수첩. 사진 유족, 연합뉴스

경기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가 퇴근을 20여 분 앞두고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현장 지휘와 구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 마련된 김 소방위의 빈소에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1년 차 소방관인 김 소방위는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는 아내와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할 딸을 둔 가장이었다. 가족은 2주 뒤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새 보금자리에서의 삶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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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20여 분 전 출동…27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

유족들에 따르면 김 소방위는 16일 오전 9시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전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되자 곧바로 출동했다.

김 소방위를 포함한 소방대원 4명은 선착대로 현장에 도착해 건물 3층으로 진입했다. 진화 작업 도중 불길이 급격히 번지면서 김 소방위와 동료 대원 1명이 내부에 고립됐다.

동료는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약 5m 더 안쪽에서 27분이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김 소방위가 착용한 호흡보호장비에도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소방위의 처형은 “발견 당시 방독면이 벗겨져 있었다고 해 소방 측에 물어보니 ‘삼중 잠금장치가 있어 웬만해선 안 벗겨지는데 열기에 녹아내린 것 같다’고 했다”며 “구조가 지연된 시간 동안 유독가스를 고스란히 마셔야만 했다”고 울먹였다.

병원으로 이송된 김 소방위는 위중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의식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소견을 전했다고 한다. 김 소방위는 결국 17일 오전 0시 55분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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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 모두 대피했는데”…유족, 현장 지휘·구조 과정 비판

유족들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김 소방위를 무리하게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사고 당시 구조 상황과 의문점을 적은 수첩을 공개하며 “이미 공장 작업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해 추가 인명 구조가 필요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소한의 상황 파악조차 없이 퇴근 직전의 대원을 사지로 보낸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상황이었다면 즉각 철수시키거나 추가 인력을 투입했어야 마땅하다”며 “결국 지휘부의 오판과 현장 통제 시스템 부재가 빚어낸 참사”라고 주장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국가는 늘 골든타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내 사위는 구조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런 헛된 희생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안전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유족들도 “자기 자식이었다면 그 불구덩이로 등 떠밀었겠느냐”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유족이 사고 당시 현장 지휘와 구조 과정에 대한 의문점을 적은 수첩을 공개했다. 사진 유족, 연합뉴스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유족이 사고 당시 현장 지휘와 구조 과정에 대한 의문점을 적은 수첩을 공개했다. 사진 유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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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 1계급 특진…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소방청과 경기도에 따르면 빈소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일반 시민도 조문할 수 있는 합동분향소는 세종중앙공원 도시축제마당에 꾸려져 이날 오후 2시부터 운영된다. 영결식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며, 합동분향소도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운영된다.

소방청은 김 소방위에 대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진을 추서했으며,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하고 국립현충원 안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소방청은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에 깊은 경의를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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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1명 순직·1명 중상…8명 사상

화재는 16일 오전 8시 38분쯤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에서 발생해 2시간 28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김 소방위가 순직하고 40대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다른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을 보였으며 공장 관계자 2명도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상자는 김 소방위를 포함해 모두 8명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17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공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경찰과 소방 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17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의 한 공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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