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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 ‘굴욕의 사임’…그 뒤에 ‘얼음 아가씨’ 있었다?

중앙일보

2026.10.17 14:50 2026.10.1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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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자격 사칭 논란 등으로 닷새 만에 사임, ‘최단명 백악관 대변인’이라는 오명을 남긴 케이티 재커라이어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이 사실상 덫을 놓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와일스에 대한 경질설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재커라이어가 내부 권력싸움에 휘말린 측면도 있다는 취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뒤애 선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 EPA=연합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뒤애 선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재커라이어가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션 해니티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와일스가 관여했다.

해니티는 지난 15일 재커라이어가 첫 브리핑에서 제대로 된 질의응답을 하지 못한 것과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지 않고도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온 경위 등을 캐물었다. 재커라이어는 “개업할 생각은 없었다”거나 “법률 자문을 한 게 아니라 법률 상황을 해설한 것”이라고 답하는 등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재커라이어는 다음날 오전에도 폭스뉴스에 출연했지만, 역시 자신에게 제기되는 비난을 해소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트럼프가 재커라이어에게 떠날 수 있는 선택지를 줬고, 재커라이어가 대변인 자리에서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와일스와 대니엘 앨버레즈 대변인이 재커라이어를 해니티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준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를 “윗선이 승인한 공격(sanctioned hit)”이라고 표현했다.

‘얼음 아가씨’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와일스는 대선 전부터 트럼프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으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가 다른 비서실장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고, 믿을 만한 이들에게 와일스의 평판에 대해 묻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백악관 안팎에서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재커라이어를 대변인으로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트럼프가 와일스와 사전 상의 없이 재커라이어를 낙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와일스의 백악관 장악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해석을 낳았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재커라이어의 사임 뒤에 와일스가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추측에 불과하다. 창의적이지도 못한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또 “케이티는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았으며, 새로운 자리에서 대통령을 계속 보좌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스뉴스 측도 “해니티는 30여년 간 인터뷰 대상자와 할 질문을 스스로 정해왔다”며 와일스가 재커라이어의 방송 출연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폴리티코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공화당이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재커라이어의 닷새 재임은 백악관 내부의 혼란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또 “책임 떠넘기기가 본격화하고, 참모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특징이 됐던 배신과 암투를 연상시키듯 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유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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