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데이브 매코믹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이 한·미 동맹에 대해 현재 “리셋 중”이라며 “관계를 리셋하다 보면 긴장도 생기고 마찰도 생긴다”고 말했다. 불균형적이었던 동맹 관계를 재조정하는 중이란 취지로, 그는 이를 “훨씬 더 깊고 강한 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 함께 중국에 대응해 “하나의 군사력”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8일 방한 중인 데이브 매코믹 미국 상원의원. 연합뉴스
최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귀국한 매코믹 의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허드슨연구소에서 주최한 마이크 갤러거 전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과의 대담에서 한·일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언급하며 “지금 아시아 동맹과의 관계가 리셋을 하는 지점에 와 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매코믹 의원은 방한 중 조현 외교부 장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나고,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도 방문했다.
그는 “(동맹은) 결혼 생활과 같다. 때로는 균형이 어긋난다”며 “그러면 한쪽이 상대에게 ‘이봐요, 지금 이대로는 난 안 되겠어요. 조정이 필요해요’라고 말하고, 그러면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부부 상담을 받는 것이지, 이혼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한국과 일본)에게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하고, 관계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out of balance). 그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다.
이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더 큰 기여를 해야 하며, 이런 과정에서 다소간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최근 한·미 간에는 정보 협력 갈등을 비롯, 다양한 현안으로 인해 관계가 원활치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측근 그룹으로 꼽히는 그 역시 현재 동맹 간 잡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매코믹 의원은 한·일의 국방비 증액과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에 대해서도 “아직 필요한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몫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가 이처럼 ‘강한 동맹’을 강조한 배경은 대중 억제였다. 매코믹 의원은 한·일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강조한 뒤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방산 기반을 갖춰 생산에서도 중국을 앞서야 한다. 그리고 동맹국들과 함께 하나의 군사력, 하나의 군사적 역량으로(as one military force, one military capability) 훈련하고 계획하며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이를 제대로 해낸다면, 중국은 매일 아침 대만해협 건너편을 바라보며 ‘오늘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워싱턴 조야에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널리 퍼져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도 이를 억제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군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힐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특히 매코믹 의원은 “한국 국방장관과 저는 드론, 로봇 기술, 차세대 자율체계 같은 것들을 펜실베이니아와 미국에서 더 많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중국은 세계 드론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로봇, 배터리,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선도국이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의 국가안보 목표를 위해 이들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월 한·미 국방당국은 드론·대드론 협력의향서를 체결했고, 기업 차원에서는 공동개발·생산 협약도 이뤄졌다. 매코믹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펜실베이니아로 장소까지 특정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실제 피츠버그에는 카네기멜런대 로봇연구소와 국립로봇공학센터(NREC)를 중심으로 한 로봇·자율체계 연구 기반이 확고하고, 토비해나 육군정비창에서는 소형 군용 드론 제조가 가능하다. 매코믹 의원의 구상은 펜실베이니아의 기존 로봇·자율체계 연구개발 및 제조 기반에 한국의 양산 역량을 접목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강신철 장관 역시 이런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주 방문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해서는 “필라델피아 조선소도 규모가 엄청나지만, 한화 조선소는 면적이 그 10배”라며 “고도로 자동화돼 있고, 필라델피아가 연간 한 척을 만드는 데 비해 한화는 50척을 만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는 한국인과 미국인 노동자가 나란히 일하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며 “이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