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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빈소 울린 순직 소방관 7살 딸의 편지

중앙일보

2026.10.17 23:34 2026.10.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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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보고 싶은 아빠께” "
18일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 부천병원 장례식장. 지난 16일 부천 공장 화재로 숨진 故 김진석(45) 소방위의 영정 앞엔 1계급 특진(소방위) 추서를 알리는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 등과 함께 유명 캐릭터 티니핑을 색칠한 그림이 놓였다. 김 소방위의 딸(7)이 색칠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엔 김 소방위의 딸이 쓴 편지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개한 편지엔 119 소방차와 112 순찰차를 그린 그림과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라고 쓰여 있었다.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 사랑해요. 보고 싶은 아빠”라는 내용도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김 소방위가 평소 딸을 무척 아끼고 예뻐했다”며 “딸이 전날 쓴 편지는 현재 유가족이 다른 곳에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려져 있는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어린 딸(6)이 남긴 편지. 페이스북 캡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려져 있는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어린 딸(6)이 남긴 편지. 페이스북 캡처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딸이 영정에 올린 티니핑 그림.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딸이 영정에 올린 티니핑 그림. 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이날 김 소방위의 장례식장엔 제복 차림을 한 동료 소방관의 조문이 이어졌다. 침통한 표정의 소방관들과 지인들이 빈소에 들어설 때마다 안에선 울음소리가 커졌다. 김 소방위의 전직 동료라고 밝힌 A씨는 “고인이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동료들의 신뢰가 컸다”며 “사망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 소방위의 장인도 “손녀가 아빠와 메뚜기를 같이 잡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사고가 있기 전 내일 채집 활동을 하자고 약속했었다”며 “영정 앞에 (손녀가) 쓴 편지를 읽어보면 눈물이 난다”고 했다.

전날엔 이재명 대통령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김 소방위는 2014년 7월 임용된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올해 1월엔 부천 오정구 원종동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인명을 구조해 모범 소방공무원 표창을 받았고, 올해 8월엔 심정지 환자를 신속·정확한 응급처리로 구조해 2019년에 이어 두 번째 하트세이버를 수상했다. 이번 부천 금속 사출 인쇄 공장 화재에서도 김 소방위는 퇴근(오전 9시)을 앞둔 상황이었지만 오전 8시38분 알려진 화재 소식에 망설이지 않고 소방차에 올랐다. 이후 선착대로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가 변을 당했다.
지난 16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김진석 소방위가 17일 오전 0시 55분께 끝내 숨졌다.   김 소방위의 장례는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소방청 제공

지난 16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김진석 소방위가 17일 오전 0시 55분께 끝내 숨졌다. 김 소방위의 장례는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葬)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소방청 제공


김 소방위 외에도 5명의 소방관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 2명도 화상과 연기흡입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3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 진행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한 합동 감식에선 시너(신나)를 이용한 금속 세척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에 스파크가 튀면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됐다.

김 소방위는 2주 뒤 어린이집 보조교사로 일하는 아내, 딸과 함께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경기도는 유족의 뜻에 따라 김 소방위의 장례를 경기도청장(葬)으로 진행한다. 영결식은 19일 오전 9시30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거행된다. 장례위원장인 추미애 경기지사의 영결식 참석으로 19일 오전 10시부터 예정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는 오후 1시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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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재정 빨대’ 발언 사과했지만…

전날 김 소방위의 빈소를 찾은 추 지사는 조문 뒤 논란이 된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같다”고 발언한 지 나흘 만이다. 그는 “(말이)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 의도가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구조적 재정 문제를 말하다가 나온 실수임을 인정한다”며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7일 경기도 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순천향대 부천병원 빈소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추 지사가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들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야당에선 “사과하러 간 것이 맞느냐” “오만하다” 등의 비난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지난 16일 낸 성명에서 경기도가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소방차량 보강 예산 26억5000만원이 감액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소방 차량 구매계획도 103대에서 78대로 축소하고,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행사 예산 1억원도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비난이 이어지자 추 지사는 전날 오후 SNS에 재차 “소방관 여러분의 헌신을 가볍게 여기려는 뜻은 아니었으나 해당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올렸다. 이어 “추모에 그치지 않고 소방관 한 분 한 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책무인지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최모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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