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북악산(명승 지정명 백악산) 3단계 탐방로에서 국가유산청 관계자가 등산로를 살펴보는 모습. 강혜란 기자
“이 동네(부암동)에서 33년 살았는데 내 생전에 이 길을 가게 될 줄 몰랐어요. 제가 1958년생인데 기억 속에선 늘 막혀 있던 곳이니까.”(주민 이덕승씨)
1968년 1·21사태 이후 59년째 금단의 영역이던 서울 청와대 뒤쪽 북악산(백악산)의 탐방로가 지난 17일 오전 9시 마지막 빗장을 열었다. 2020년부터 시작된 탐방로 개방의 3단계인 청운동 방면 약 1.32㎞가 이날부터 출입 제한이 풀리면서다. 해당 구간은 국가지정유산 명승 ‘서울 백악산 일원’의 남서자락에 해당하며 탐방로 중에 청와대와 가장 인접해 있다.
차준홍 기자
“문 엽쇼~ 문 엽쇼~ 창의문 수문장군님 문 엽쇼~ 만고복덕이 태산같이 함께 들어갑니다~~”
지난 16일 오후 길놀이패 상쇠 전지환씨의 우렁찬 꽹과리 소리와 함께 창의문 안내소에서 3단계 개방 사전행사가 시작됐다.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청와대 경호처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탐방로의 첫 번째 쉼터인 ‘돌고래쉼터’에서 상징적인 제막식이 열렸다. 그동안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숨을 돌린 뒤 성곽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야 했지만 이제는 동남쪽으로 새로 조성된 목재 데크를 이용해 약수터 ‘만세동방’까지 다다를 수 있다. ‘만세동방’에서 3단계 탐방로 끝자락인 ‘1·21사태소나무’로 가거나 2단계(남동자락 숲 일대, 3.0㎞) 합류를 선택할 수 있다.
목조 데크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는 탐방로 주변에 소나무·참나무·때죽나무 등이 울창했다. 돌고래쉼터에서 약 20분 만에 청와대 바로 뒤쪽까지 이르렀다. 경복궁~광화문대로의 일직선 풍경과 함께 남산 서울타워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3단계 구간은 성인 남성 걸음으론 40분가량 소요된다.
국가유산청 집계에 따르면 17일 하루 창의문 안내소를 통한 탐방객은 2372명으로 한 주 전 토요일(10일, 1226명)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