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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투자 더 간다는 월가 은행, 막상 돈 댈 땐 “보증 있나”

중앙일보

2026.10.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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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투자 거품에 대한 우려가 다시 미국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가 2% 넘게 급락하는 등 반도체·AI 관련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특히 차입에 의존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 인프라 투자에 돈을 빌려주고 자금 조달을 주선하는 월가의 대형 은행들에 관심이 쏠린다. JP모건·골드만삭스·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BofA)·웰스파고·모건스탠리 등 주요 은행 6곳이 지난주 진행한 콘퍼런스콜을 종합해보니, ‘AI 투자 사이클’의 다음 국면에 대해 공통된 시각이 나타났다. 요컨대 AI 투자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모든 사업에 무조건 돈을 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 [Bloomberg]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 [Bloomberg]

일부 은행들은 지금의 연산능력·전력 부족을 근거로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는 AI 설비 투자가 아직 ‘초기 단계’라며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연간 1조 달러 안팎 투자가 향후 5~10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AI는 여러 세대에 걸쳐 한 번 있을 만한 기술 변화”라며 자금 조달 및 거래 자문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Bloomberg]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Bloomberg]

다만 투자 규모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과잉 투자가 우려되는 시기와 전력 부족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시기가 번갈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도 “높은 금리가 AI 투자 필요성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생태계 전반에서 투자 둔화 조짐이 보이지 않으며 연산능력과 전력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병목이라는 것이다.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월가의 무조건적인 자금 지원을 뜻하지는 않았다. 웰스파고는 “데이터센터의 인허가와 전력 확보뿐 아니라 누가 시설을 빌려 쓰는지, 어떤 보증이 있는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대출 대상의 상환 능력을 점검하고, 금융을 제공할 범위에도 엄격한 한도를 둔다는 설명이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 [Bloomberg]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 [Bloomberg]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는 “AI 투자 사이클 그 자체로 복잡한 거시경제 변수가 됐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네트워크 장비부터 발전·냉각·저장장치까지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막대한 차입금과 공급망의 가격 상승 압력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투자 효과가 위험보다 크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Bloomberg]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Bloomberg]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리 전망도 화두였다. 경영진은 금리 수준보다도 상승 원인과 속도에 주목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는 “기업이 활동하는 환경으로 볼 때, 10년물 국채 금리 5%가 두렵지는 않다”면서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속도와 자금 조달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막대한 AI 투자에 자금이 쏠리면 다른 투자에 쓰일 자금이 줄어들고,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Bloomberg]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Bloomberg]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6% 가능성을 묻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그런 상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금리 상승이 투자 수요와 생산성 개선에 따른 것인지,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인지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고 짚었다.





이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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