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반 근로자가 한 번의 평균적인 병원 입원비를 벌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약 11주, 2개월 반 이상 일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정보업체 렌딩트리(LendingTree)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입원기간은 약 5일이며 이 기간 발생하는 평균 병원 비용은 1인당 1만6353달러에 달했다. 미국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 37.62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이를 벌기 위해 435시간을 일해야 한다.
지역별 격차도 컸다. 캘리포니아의 평균 입원비는 2만3530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워싱턴DC가 2만3153달러, 아이다호가 2만2236달러로 뒤를 이었다. 반면 미시시피는 6949달러로 가장 낮았다.
임금 수준까지 고려하면 부담이 가장 큰 곳은 아이다호였다. 시간당 평균 임금 34.32달러를 받는 근로자가 평균 입원비를 마련하려면 648시간, 약 4개월간 월급 전액을 병원비에 써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병원비가 임금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병원 비용은 2021년 자료를 이용한 렌딩트리의 이전 조사 이후 26.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11.2%에 그쳐 의료비 상승 속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물론 이 수치는 환자가 실제로 전액 부담하는 병원 청구액을 의미하지 않는다. 직장보험이나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오바마케어(ACA) 보험 가입자는 디덕터블과 본인부담금, 연간 최대 본인부담 한도 등의 적용을 받는다. 보고서에 사용된 수치는 병원의 평균 비용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험사가 실제 지급하거나 환자에게 청구되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보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병원비가 심각한 재정적 위험이 될 수 있다. 2024년 기준 65세 미만 미국인 약 10명 중 1명이 무보험 상태였다.
의료부채도 이미 광범위하다. 2025년 12월 어번 인스티튜트 조사에서는 미국 성인 4명 중 1명가량이 본인이나 가족의 의료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무보험자의 경우 그 비율은 3명 중 1명에 달했다.
렌딩트리는 이번 분석이 환자가 실제로 1만6000달러를 모두 지불해야 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미국 병원 의료비 자체가 얼마나 높은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