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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통일의 길, 자유민주주의 가치 지켜야

Los Angeles

2026.10.18 20:00 2026.10.1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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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웅 일사회 회장

박철웅 일사회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LA협의회가 한반도 통일 비전을 주제로 ‘초정파 원탁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대한민국의 통일정책 논쟁이 계속되는 시점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한인들이 한반도의 미래를 논의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통일은 어느 정당이나 특정 이념의 전유물이 아니다. 평화를 우선시하는 사람도, 자유민주주의와 국가안보를 중시하는 사람도 한반도의 안정을 바란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대화와 타협이 국가의 원칙까지 포기하는 것을 뜻해서는 안 된다. 평화를 추구하되 안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북한과 대화하되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통일의 지향점이 흐려져서도 안 된다.
 
평화공존과 국가안보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대화와 교류는 긴장을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평화는 상대방의 선의에만 기대서는 오지 않는다. 대화의 문은 열어두지만 확고한 방위태세와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도발에는 원칙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 원탁토론회는 대화와 안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대한민국은 어떤 원칙으로 대응할 것인가. 북한은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아니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해 왔다. 이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는 긴장 완화를 위한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와 북한의 주장을 묵인하면 통일의 목표가 약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북한의 공식 호칭을 바꾸는 것 보다 북한의 정책과 군사적 행동의 속내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평화공존을 추진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자유를 지키며, 헌법이 지향하는 평화적 통일의 원칙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통일 논의의 중심에는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통일은 단순히 남북이 하나의 국경 안에 들어가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체제와 가치 위에서 국민이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다. 정치적 자유와 인권, 법치주의를 존중하는 사회를 지향한다면, 통일 논의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동시에 통일의 시기와 방식에 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을 반통일 세력으로 몰아붙이기보다, 근거와 정책을 놓고 토론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미주 한인 사회도 한반도의 미래에 책임 있는 구성원이다. 미국에 산다고 해서 고국의 안보와 통일 문제가 남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의 안정은 한미동맹과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며, 이는 미주 한인 사회의 미래와도 연결된다. 한인 사회는 정파적 구호를 되풀이하는 데 머물지 말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토론하고, 한국 정부와 미국 정책 당국에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관한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세대가 남북관계와 통일 문제를 균형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 일도 중요하다.
 
이번 원탁토론회가 의미 있는 결실을 보려면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토론의 핵심 쟁점을 정리하고,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원칙과 여전히 견해가 갈리는 사안을 구분하며, 후속 대화와 실천 과제까지 마련해 이를 본국에 건의해야 한다. 초정파적 대화란 차이를 감추는 행사가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미래를 위해 책임 있게 논의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실향민으로 고국을 향한 마음을 잊은 적이 없다. 그렇기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논의할 때 더욱 냉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화는 반드시 지켜야 할 목표지만, 그 평화를 지탱할 안보와 자유의 원칙 또한 포기할 수 없다.
 
이번 초정파 원탁토론회가 진영의 승패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라, 평화와 안보를 함께 지키고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통일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박철웅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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