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천체육관에서 엄수된 고(故) 김진석 소방위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이 김 소방위를 태운 운구차를 향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는 무거운 장비도, 긴장 속 출동도 모두 내려놓으십시오.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19일 오전 고(故) 김진석(45) 소방위의 영결식이 열린 경기도 부천체육관에서 박준성 소방사(부천소방서)가 울먹이며 조사를 읽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영결식장 맨 앞줄에 앉은 김 소방위의 아내는 큰 소리로 오열했다. 옆에 앉은 고인의 딸(7)은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으로 계속 영정 속 아빠의 모습을 바라봤다.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도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면서 영결식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김 소방위는 지난 16일 퇴근 20분을 남기고 부천 오정구 도장공장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다가 화마에 목숨을 잃었다. 김 소방위는 2014년 32살에 소방관에 임용된 13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8번 표창을 받은 모범 소방관이기도 했다.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된 영결식은 ‘소방 재정 빨대’ 발언 논란의 장본인인 추미애 경기지사가 장의위원장을 맡았다. 추 지사는 영결사에서 “김 소방위는 위험한 순간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소임을 다한 참다운 소방관이었다”며 “그 무거운 마음을 절대 잊지 않고, 소방관 한 분 한 분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근무환경과 처우, 장비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11시12분쯤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영결식장을 떠나자 누군가 “진석이형. 잘 가. 고생했어”라고 외쳤다. 거수경례로 고인을 보내던 소방관들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졌다. 김 소방위의 유해는 부천소방서와 순직 직전까지 몸담았던 오정 119안전센터로 이동해 동료들의 마지막 배웅을 받은 뒤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소방대원들의 향한 응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모(35)씨는 지난 17일부터 인근 소방서에 국밥 10인분을 전달하고 있다. 박씨는 직접 만나서 배달하면 소방서에서 거절할까 봐 인터폰을 통해 배달 사실을 알리고 문에 두고 간다고 했다. 그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상처받았을 소방관들이 일을 그만두면 우리는 누가 지켜주겠느냐”라며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소방대원들에게 늘 한 끼 대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에도 “내가 내는 세금이 소방관들에게 가는 건 아깝지 않다”라거나 “늘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재정 빨대가 무슨 말이냐. 죄송하다” 등 격려의 반응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