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커뮤니티는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사람을 가족으로 여길 가능성이 다른 인종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디애나주 흑인 교회의 기도 모습.
흑인 성인은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닌 사람을 가족으로 여길 가능성이 다른 인종보다 더 높고 종교적 소속이 '확장 가족' 네트워크 형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93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흑인 성인 4271명과 다른 인종 성인 255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토대로 흑인이 가족을 어떻게 정의하고 경험하는지와 서로를 어떻게 지원하는지를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흑인 응답자의 77%는 최소 1명 이상의 비혈연 인물을 가족이라고 답했다. 이는 다른 인종 성인의 63%보다 높은 수치다.
이번 조사를 이끈 퓨리서치센터의 키아나 콕스 선임연구원은 흑인 공동체에서 친족이 아닌 사람을 사촌이라 부르는 관행을 언급했다. 그는 "다소 농담 섞인 표현이지만, '플레이 사촌'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는 일부 흑인들이 익숙하게 쓰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콕스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 중 하나로 친족과 비친족이 모두 재정적, 정서적 지원의 원천이 된다는 점과 확장 가족 네트워크가 얼마나 광범위한지를 꼽았다.
종교적 정체성은 이러한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자신을 종교적이라고 답한 흑인 응답자는 혈연 관계가 아닌 인물을 가족에 포함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흑인 기독교인 가운데 60%는 가족으로 여기는 비혈연 인물이 2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는 종교적 무소속 응답자의 53%보다 높았다. 다른 종교를 가진 흑인 성인의 경우 62%가 2명 이상의 비혈연 가족을 두고 있다고 응답했다.
콕스 선임연구원은 표본 규모의 한계로 종교를 기독교와 비기독교, 무소속의 세 범주로만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흑인 성인의 약 70%가 기독교인으로 자신을 규정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비기독교 집단의 표본이 작아 더 세분화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혈연 가족이 1명 이상이라고 답한 흑인 응답자 가운데 72%는 해당 인물이 자신의 종교적, 영적 신념을 공유한다고 답했다. 이는 다른 인종 응답자(56%)보다 높은 수치다. 콕스는 "종교는 이 비혈연 가족 구성원을 정의하고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신앙 전통이 인종 정체성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콕스는 2021년에 발표한 '흑인의 신앙' 조사 등 기존 연구를 언급하며 인종과 종교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이전 연구에서 인종에 대한 인식이 흑인들의 신앙 이해에서 핵심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많은 흑인에게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것은 신앙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와 직접 연결 지을 수는 없지만 인종 정체성과 인종 정의에 대한 추구는 흑인 신앙의 토대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흑인 가족 네트워크의 역사적 배경도 간략히 조명했다. 아프리카 전통에 뿌리를 둔 확장 친족 체계에서는 공동체 안에서 가족이라는 말을 폭넓게 사용한다. 또 대서양 노예무역으로 흑인 가족이 강제로 분리되면서 플랜테이션 노예들 사이에 새로운 친족 관계가 형성됐다.
콕스는 다른 인종들도 개방적인 가족 구조를 가질 수 있지만 흑인 가족은 비혈연 가족과 관계가 더 긴밀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흑인들은 그 폭과 친밀도 면에서 독특하다"며 "이러한 네트워크는 아프리카 친족 체계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많은 흑인이 가족 범위를 넘어 공동체 전체와 연결감을 느낀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기독교 응답자의 60%는 흑인 전체를 형제자매로 여긴다고 답했다. 이 질문에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자도 절반을 약간 웃도는 비율이 같은 인식을 보였다. 콕스 선임연구원은 "형제자매라는 정의와 서로를 돌볼 책임감이 가족 단위를 넘어 흑인 전체로 확장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