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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한인 시민권자, 미국 선거에 더 관심을

Los Angeles

2026.10.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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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변호사

이종원 변호사

나바호족(Navajo)은 오래전부터 미국 땅에서 살아온 원주민이다. 현재는 주로 애리조나, 유타, 뉴멕시코 등 3개 주에 걸쳐 ‘나바호 자치구(Navajo Nation)’를 만들어 살고 있다. 그런데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만 명가량 되는 나바호족이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바로 투표에 참여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투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치구는 넓은데 투표소가 많지 않다 보니 투표소까지 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어떤 지역은 투표소까지의 거리가 편도 100마일이나 된다고 한다. 게다가 제대로 된 주소가 없어 우편투표도 어렵고, 일부 주민려은 운전면허증조차 없어 신분 증명에도 어려움이 있다.
 
과거 아메리카 원주민은 선거에 무관심했고 자연히 투표율도 낮았다. 이들은 ‘미국 시민’이지만 ‘각 부족 국가’의 시민이라는 정체성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같은 사람이 두 개의 정치 공동체에 속하다 보니, 자치구 일에만 신경을 쓸 뿐, 전국단위 선거에는 무관심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원주민 단체인 퍼스트 네이션 개발연구소 (First Nations Development Institute)의 마이클 로버츠 소장에 따르면 네바다주 덕밸리 보호구역 내 나바호족 유권자들은 투표를 위해 아침에 함께 차를 출발했다가 저녁에나 돌아왔다. 개스비 등은 나눠서 부담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메인주의 젊은 원주민들은 보호구역을 돌며 유권자 등록을 돕고, 후보를 만나 정책 입장을 따져 묻는다. 할아버지 세대에게 주 의회에서 논의 중인 의제를 설명하고, 투표권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선거가 왜 중요한지 가르친다고 주디스 르블랑 원주민 연합 사무총장은 말한다.
 
그 결과 나바호 보호구역의 일부 지역은 최근 선거의 투표율이 60%를 기록했다. 또 올해 선거에는 원주민 후보 300명 이상이 각종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고 한다. 클레어몬트 대학의 멜리사 로저스 교수는 “원주민에 대한 특별대우가 아니라 평등과 공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거 원주민을 무시했던 정치권도 이제는 그들과의 접촉면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시간과 알래스카 같은 경합주에서는 ‘한 줌의 표’가 승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메리카 원주민에 대한 정치권의 존중이라기보다는 정치적 계산인 셈이다.
 
11월 선거를 앞둔 아메리카 원주민의 움직임은 한인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그동안 일부 한인은 지역 시의원, 주 의원 선거에는 무관심하면서, 한국에서 ‘높으신 분’이 오면 달려가서 함께 사진 찍고 이를 자랑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이중 정체성’의 현실이다.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여건은 나바호족에 비하면 훨씬 낫다. 한인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한글 투표용지와 투표 안내서가 제공되며, 투표도 가까운 투표소를 찾아 편하게 할 수 있다. 나바호족처럼 편도 100마일을 달려가 투표할 필요가 없다.
 
정치인들은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주고 신경을 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처럼, 이제 한인들도 ‘이중 정체성’에서 벗어나 우리가 사는 미국 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때다. 11월 선거를 앞두고 미국 전체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됐다.지지 정당과 정치력 견해에 상관없이 한인 유권자는 모두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이종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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