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판·KANA 선정 신진 작가 4명 릴레이전 첫 무대, 30일까지 회화에 바느질 더한 ‘Photosynthesis’…기억과 감각의 변화 탐구
감정과 기억이 색과 선을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피어난다. 고유림 작가의 개인전 ‘Photosynthesis(광합성)’가 19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뉴저지주 리버에지의 아트판 갤러리(10 Elizabeth Street, River Edge)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아트판 갤러리와 뉴욕한인예술가협회(KANA)가 공동 기획한 ‘The Next Narrative Open Call 2026’ 선정 작가 릴레이 개인전의 첫 순서다.
지난여름 공모에서 선정된 고유림·김지나·고휘찬·김경희 등 4명은 순차적으로 개인전을 열고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고유림 작가. [사진 아트판갤러리]
고유림은 감정과 기억, 신체적 감각과 무의식적 경험이 회화 속에서 형태를 얻고 변화하는 과정을 탐구한다. 특정 장면이나 상징을 그리기보다 색의 밀도와 충돌, 선의 속도와 방향, 겹쳐지고 지워진 흔적을 통해 내면의 감각을 드러낸다.
작업은 물감을 쌓고 덮고 걷어내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색연필과 오일파스텔의 자국, 반복적인 손바느질이 더해진다. 빠르게 남긴 붓질과 천천히 쌓이는 실의 흔적은 서로 밀어내거나 붙잡으며 화면에 긴장과 리듬을 만든다.
전시 제목 ‘광합성’은 외부 경험이 내면에서 변화한 뒤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과정을 비유한다. 식물이 외부의 요소를 받아 새로운 물질로 전환하듯, 작가는 일상의 감각과 마음속 기억이 회화를 통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핀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변화가 끝난 모습보다 형태와 관계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순간이다.
작가는 캔버스를 고정된 평면으로만 보지 않고 매달거나 나누고, 공간 안에서 다시 구성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로 활용한다. 덧칠하고 지우고 꿰매는 행위가 축적되면서 작품에는 시간과 변화의 흔적이 남는다. 관람자는 완결된 이미지보다 감정과 기억이 충돌하고 조정되며 만들어지는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고유림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SVA)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과 뉴저지를 기반으로 회화·드로잉·설치 작업을 이어가며 물질과 감각, 기억과 내면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이번 릴레이전에서는 나머지 선정 작가 3명도 개인전을 통해 고유한 시각과 표현 방식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