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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한 마리가 밴쿠버 시장 선거를 바꿨다?

Vancouver

2026.10.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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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시장 선거에 얽힌 기막힌 사연들
첫 선거엔 유권자 명부도 없어... 투표하며 이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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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따구리 한 마리 때문에 전차가 멈추자 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가 선거 결과에 의혹을 제기했다. 일요일 영화관 영업을 주민투표로 결정하고, 시장이 납치 협박을 받아 경호원까지 배치된 적도 있다. 밴쿠버 140년 정치사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남아 있다.
 
지난 17일 지방선거에서 피트 프라이가 현직 켄 심 시장을 꺾고 당선되면서 밴쿠버의 역대 시장 선거와 정치사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밴쿠버의 첫 시장 선거는 도시가 설립된 1886년에 치러졌다. 당시 밴쿠버는 개스타운과 헤이스팅스 제재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작은 마을이었다.
 
선거에는 정식 유권자 명부조차 없었다. 투표하러 온 사람에게 거주지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이름을 적었으며, 이 작업은 투표 마감 10분 전까지 계속됐다. 투표권은 남성에게만 주어졌고, 일부는 호텔을 거주지로 신고했다.
 
개표가 끝나기도 전에 증기선이 나타나 당선이 예상되는 후보를 축하하는 음악을 연주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축하를 받은 후보는 정작 선거에서 패배했다.
 
1923년 시장 선거에서는 딱따구리 한 마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투표 당일 폭설이 내린 데다 정전으로 전차 운행까지 차질을 빚었다. 당시 시장직 탈환에 나섰던 L.D. 테일러는 500표 차이로 패배했다.
 
정전 원인은 딱따구리가 변압기에 부딪힌 사고였다. 그러나 테일러는 전차가 정상 운행됐다면 웨스트엔드의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여해 자신이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누군가 고의로 정전을 일으켰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여성이 처음 밴쿠버 시의회에 진출한 것은 도시 설립 51년 만인 1937년이다. 영국 출신 여성운동가 헬레나 거터리지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최초의 여성 시의원이 됐다. 그는 여성 노동자의 권익 향상에 힘쓴 인물이었다. 그러나 밴쿠버에서는 아직 여성 시장이 탄생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일요일 여가생활도 한때 정치적 논쟁거리였다. 1960년대 초까지 밴쿠버에서는 종교적 안식일을 이유로 일요일 영화관 영업이 금지됐다.
 
1962년 12월 주민투표에서 일요일 영화 상영 허용안이 통과되면서 이듬해 4월부터 주 7일 영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첫 일요일에 문을 연 영화관은 2곳뿐이었고 관객도 수십 명에 그쳤다.
 
1970년에는 밴쿠버 시장이 납치 협박을 받는 사건도 있었다. 퀘벡 분리주의 세력이 일으킨 '10월 위기' 당시 퀘벡해방전선 지지자들이 톰 캠벨 시장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당국은 시장에게 경호원 2명을 배치했다. 실제 납치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캠벨 시장은 자신이 납치되더라도 협상하지 말라는 지시를 남겼다고 밝혔다.

밴쿠버 중앙일보=장민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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