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미국 태생 한인, 셋 중 둘은 타인종과 결혼

Los Angeles

2026.10.19 21:3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미주한인연구소 조사 발표 (1)
개신교인 48% “한인교회 안가”
정체성은 ‘한국계 미국인’ 다수
마크 김 KAI 대표가 전국 미주 한인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마크 김 KAI 대표가 전국 미주 한인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3명 중 2명은 타인종과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교회를 벗어나 다민족 교회에 출석하는 비중도 크게 늘면서, 미주 한인사회의 인구학적 지형과 문화적 스펙트럼이 급격히 다변화하고 있다.
 
이는 미주한인연구소(KAI)가 한인재단(KAF)과 함께 19일 발표한 ‘미주 한인사회 현황과 미래 방향’ 설문조사 결과다.  
 
우선 결혼 형태에서 세대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기혼 또는 동거 중인 한인 1세 가운데 비한인 또는 타민족 배경의 배우자를 둔 비율은 24.6%에 머물렀다. 그러나 1.5세의 경우 비한인과의 결혼 비율은 46.1%로 뛰어오른 뒤, 미국 태생인 2세 이상에서는 66.2%까지 치솟았다. 세대를 거칠수록 타인종과의 결혼 비율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배우자의 인종 외연도 대폭 확장됐다. 백인 배우자를 둔 비율은 1세의 경우 17.7%였으나 2세에서는 37.7%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다른 아시아계와 결합한 비율은 1세 2.7%에서 2세 이상 17.9%로 급증했다. 1세 가운데 히스패닉 배우자를 둔 비율은 1.2%, 흑인 배우자는 0.5%에 불과했지만, 2세 이상에서는 각각 6.1%, 5.5%로 조사돼 다인종·다문화 가구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간 이민사회의 구심점이자 네트워크의 중심 축 역할을 해온 한인 교회의 영향력 약화도 통계로 확인됐다. 한인 개신교인의 28%는 다인종 교회에, 20%는 백인이 다수인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탈 한인교회’ 흐름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더욱 확연했다. 세대별로 보면 한인 1세 개신교인 가운데 한인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은 52%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1.5세는 45%, 2세는 38%로 급감했다.
 
임소정 뉴욕주립대 버펄로 사회학·범죄학과 부교수는 “한인사회에서 교회는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 정체성 형성과 커뮤니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기존 조사에 비해 전통적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비율은 줄어든 반면, ‘영적이되 기존 종교 틀에 매이지 않는다’고 답한 젊은 층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1세대의 실질적 언어 적응력과 미국 사회 동화 수준도 기존 관념을 깨뜨렸다. 1세대의 영어 사용에 큰 장벽이 있을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상당수가 일상적으로 영어를 구사하며 주류 사회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한인 1세대의 69.5%는 영어를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 34.6%는 자신의 영어 수준을 ‘매우 능숙하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영어를 매일 사용하는 비율은 1.5세 89%, 2세 이상 96.8%로 세대가 거듭될수록 사실상 영어 사용이 늘고 있다.
 
이처럼 한인사회의 외형과 생활 양식은 크게 변모했으나, 민족적 뿌리에 대한 정체성은 유지되고 있었다. 자신의 정체성으로 ‘한국인(Korean)’을 꼽은 응답자는 46.5%,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은 41.7%에 달했다. 반면 순수 ‘미국인(American)’을 선택한 비율은 18.5%에 그쳐, 문화적 동화 속에서도 한인으로서의 유대감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월 10일부터 4월 1일까지 전국 한인 성인 1503명을 대상으로 영어와 한국어 병행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자신을 한인이라고 밝힌 1466명의 응답값을 최종 분석에 활용했다. 전체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48%포인트다.

 

※본지는 미주 한인사회 현황과 미래 방향 설문조사 결과를 추가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글·사진=이정범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