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이만희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며 감사 시작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부 지역가입자에게 적용해 온 건강보험료 소득정산제도를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지역가입자 394만 세대가 총 3조3000억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건보공단은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확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0일 국회 등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업무 추진현황’을 통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건보공단은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전 국민 소득정산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복지위에 전국민 소득정산제도 도입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사진 건보공단 '주요 업무 추진현황' 보고
제도 개편의 핵심은 가입자가 직접 신청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건보공단이 소득자료를 확인해 보험료를 다시 산정하는 ‘직권 정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가입자의 선택적 신청에 따른 보험료 부담 회피를 막고 실제 소득에 맞춰 보험료를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직장가입자는 전년도 보수를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우선 납부한 뒤 매년 4월 실제 확정된 보수에 따라 보험료를 정산하고 있다. 반면 지역가입자와 직장인의 월급 외 소득에 대해선 이 같은 정기적인 직권 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 변동이 보험료에 제때 반영되지 못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건강보험료 소득정산제도는 2022년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 당시 소득 감소 등을 이유로 보험료를 조정받은 지역가입자를 대상으로 도입됐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기존에는 보험료 조정을 신청한 가입자를 중심으로 정산했다면 이번에는 전체 지역가입자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이 국회에 보고한대로 제도가 도입되면 국세청의 전년도 확정 소득자료를 활용해 연 1회 보험료를 직권 정산하게 된다. 정산 대상은 지역가입자 908만 세대와 월급 외 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 110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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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가입자 43% 보험료 더 내야…건보 재정 1.5조↑
지역가입자 908만 세대를 대상으로 제도 도입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약 43%인 394만 세대가 보험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가입자 10세대 중 4세대꼴이다. 추가 납부액은 3조2911억원이다. 반면 보험료를 돌려받는 세대는 232만 세대로, 환급액은 1조8014억원으로 예상됐다. 추가 납부액에서 환급액을 제외하면 건강보험 재정은 1조4897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도 확대는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다. 건보 재정은 올해 6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보공단의 ‘2026∼2030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공단 전체 영업적자는 올해 6조9161억원에 달하고, 2030년까지 매년 3조~4조원의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보험료율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물가 상승과 민생 부담 등을 고려해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을 7.19%로 동결했다.
다만 제도 확대에 따라 보험료를 추가로 내야 하는 가입자가 상당수 발생하는 만큼 국민 수용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건보공단은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건보료 부과기준 개선은 건정심 심의와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며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과 국민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추진 여부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