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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비 새고 바퀴벌레 우글” 그리스 10배 빚 쌓인 프랑스

중앙일보

2026.10.20 13:00 2026.10.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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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의 머니 스토리
" 근대 재정의 두 모델! "
영국과 프랑스 국가재정 스토리다. 두 나라 거리는 고작 33㎞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두 나라 재정이 진화한 과정은 너무나 달랐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근대 글로벌 머니 시스템의 줄기세포였다. 근대 징세 시스템과 재정 위기, 통화 등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남아 있어서다.
영국과 프랑스 국기. AFP=연합뉴스

영국과 프랑스 국기. AFP=연합뉴스


영국은 11세기 대대적인 호구조사(센서스)를 단행했다. 조사 내용이 너무나 철저했다. 그때 영국인들이 조사 결과가 남긴 문건을 ‘심판의 날 장부(Domesday Book)’라고 부를 정도였다.

영국은 심판의 날 장부를 바탕으로 세금을 거뒀다. 왕이 직접 파견한 세리(稅吏, 세금징수 요원)를 통해서였다. 그만큼 징세가 철저했다. 덕분에 영국 국채의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낮았다. 탄탄한 세수를 바탕으로 한 재정을 채권자들이 믿었다.

그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 철저한 징세가 신흥 부르주아지들이 들고일어난 요인이었다. 종교적 갈등과 함께 근대 시민혁명을 낳은 불쏘시개였다.
재정위기와 사회 갈등. 프랑스 고등학생 등이 긴축재정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재정위기와 사회 갈등. 프랑스 고등학생 등이 긴축재정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섰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에 프랑스는 중세 말~근대 초기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력을 자랑했다. 중앙정부의 통제력은 섬나라 영국만 못했다. 그 바람에 프랑스는 민간 징세 청부업자(Tax Farmers)를 통해 세금을 거뒀다. 청부업자가 왕에게 일정 지역의 세금을 선납한 뒤 담당 지역에서는 더 거둬 이익을 남겨먹는 구조였다.

중세 말기 프랑스 왕들은 장악력이 떨어진 징세 시스템에도 각종 왕위 계승 전쟁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결과는 재정 위기였다. 프랑스가 재정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이돈을 찍어내는 바람에 발생한 위기가 바로 ‘1719년 미시시피 버블’이었다.

얼핏 보면, 영국 재정이 건실하게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영국에서도 재정과 금융 위기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 막스 슐츠(경제사)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강의시간에 “영국은 근대 징세와 재정의, 프랑스는 현대 종이돈 시스템의 줄기세포였다”며 “두 나라가 위기에 빠지면, 근대 재정과 금융 시스템에 진화가 이뤄지곤 했다”고 자주 말했다.

제로 금리 축복이 저주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요즘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재정 위기 벼랑에 몰려 있다. 미국 등 선진국 국채에 대한 매도 공세가 벌어지고 있는데, 프랑스 국채 가격 하락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그 결과가 고스란히 국채 수익률(금리) 급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0월 9일 현재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연 4.8%를 넘어섰다. 2002년 이후 약 23년 사이 최고 수준이다. 연간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한다.

프랑스 재정 적자율은 유럽연합(EU)이 정한 3%보다 훨씬 높다. 이탈리아가 재정 위기에 빠진 2009년 상황과 비슷하다. 그때 그리스 재정 적자는 GDP의 12% 수준이었다.

프랑스 적자가 EU 기준선을 넘어선 시기는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이다. 프랑스뿐 아니라 미국 등이 경기부양을 위해 국민의 통장에 현금을 꽂아주기 시작하면서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당시 재정 적자는 발등의 불이 아니었다. 제로 금리 시대였다. 그 바람에 금리가 경제성장률보다 낮았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는 경제성장률과 기대 인플레이션, 장기채 보상(Term Premium)의 합과 비슷하다.

그런데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가 성장률보다 낮았다. 채권자의 돈이 내 돈이나 마찬가지인 시절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프랑스 분기 성장률이 0%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는 와중에 금리는 5%를 코앞에 두고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요즘 프랑스 국채 매도를 주고하는 세력이 일본계 금융회사와 펀드라는 설이 파다하다. 최근 프랑스 등의 국채 매도 데이터를 보면, 일본계 펀드가 눈에 띄는 것은 사실이다.”

“재정 이슈는 채권자만 달랜다고 풀리지 않는다. 반대편엔 긴축재정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지금은 프랑스 고등학생들이다. 마크롱 대통령이 2027년 공교육 예산을 크게 줄이겠다고 했다. 학생과 교사 수십만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글로벌 머니 역사를 보면, 재정 위기는 금융 위기로 번지곤 한다. 머니 크리에이션(Money Creation)의 핵심인 시중은행들이 국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시중은행이 부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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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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