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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뺐더니 볼륨도 빠졌네…마운자로 열풍이 키운 이 화장품 [비크닉]

중앙일보

2026.10.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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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을 위해 마운자로를 찾듯, 피부에도 확실한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최근 ‘더마 코스메틱’이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킬러 콘텐트’로 떠오른 이유다. 더마 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코스메틱(cosmetic)의 합성어로, 흔히 피부과 화장품으로 불린다.

무신사부터 백화점까지, 너도나도 ‘더마’
지난달 11일 문을 연 무신사 뷰티 홍대 매장은 지하 1층 전체가 약국 콘셉트로 꾸며졌다. 온누리약국과 연계한 약국 화장품과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만 모아 놓은 ‘파머시 뷰티’ 카테고리다. 무신사는 내달 중 성수동에 새롭게 문을 여는 무신사 뷰티 단독 매장에서도 더마 카테고리를 비중 있게 다룰 예정이다. 오프라인 매장뿐만 아니라 온라인몰에서도 더마 코스메틱이 따로 분리됐다. 전체 뷰티 카테고리에서 ‘스킨케어’와 ‘더마’를 분리해 제약사 중심의 고기능성 브랜드 20여 개를 따로 선보였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무신사 뷰티 홍대 1층에서 국내외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 무신사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위치한 무신사 뷰티 홍대 1층에서 국내외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 무신사


올리브영은 지난 3월 국내 제약사들과 함께 고기능 스킨케어 카테고리 ‘어드밴스드 더마’를 전국 650개 매장에 선보였다. 9월 기준 해당 카테고리는 전국 1160개 매장으로 확대됐다. 동아제약·동국제약·태극제약·파마리서치 등 제약사 브랜드가 입점, 다양한 K-더마 코스메틱을 선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어드밴스드 더마 카테고리 출시 직후인 4월 대비 8월 매출이 80% 이상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18일 판교점 지하 1층에 165㎡(약 50평) 규모의 더마 뷰티 전문 편집숍 ‘코오드(Khōde)’ 1호점을 냈다. 60여 개 더마 브랜드를 포함해 250여 개 기능성 뷰티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합리적 가격대의 신생·인디 브랜드가 주도해 온 더마 코스메틱 카테고리를 대형·럭셔리 브랜드의 무대인 백화점에 들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표상근 자주뷰티팀장은 “코오드의 타깃 고객층인 3040 고객 비중과 고기능성 화장품 수요가 높은 판교점에 첫 매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더마’ 성장세 눈에 띄네
유통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더마 코스메틱의 성장세가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더마 코스메틱 시장은 2020년 7982억원에서 2025년 1조5727억원으로 5년 새 약 두 배가 됐다. 글로벌 시장도 같은 기간 연평균 12.2% 성장했다. 일반 스킨케어 시장(1.7%)의 7배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문을 연 더마 뷰티 전문 편집숍 코오드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문을 연 더마 뷰티 전문 편집숍 코오드 전경. 사진 현대백화점


실제로 로레알이 지난 7월 발표한 상반기 실적에 따르면 더마 부문은 10.6% 성장하며 3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글로벌 뷰티 시장 성장률(약 4.5%)의 두 배를 웃돈다. 스위스 갈더마 그룹 역시 올해 2분기 기준 더마 스킨케어 부문 성장률이 15.8%에 달했다.

국내선 아모레퍼시픽이 더마를 핵심 성장축으로 내걸었다. 지난달 11일 열린 ‘2026 인베스터 데이’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주력 더마 브랜드인 에스트라와 일리윤의 합산 매출이 지난 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기준 4000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회계연도 대비 67% 늘어난 규모다.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국내 제약사의 화장품 사업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더마 브랜드 ‘센텔리안24’로 인기몰이 중인 동국제약은 올해 1분기 화장품 등 헬스케어 부문에서 9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76%가 화장품이다. 대웅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이지듀’는 출시 이후 지난해 7월까지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그래픽 마민아 디자이너

그래픽 마민아 디자이너


화장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약국 피부 외용제의 인기도 눈에 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동아제약 피부외용제의 2분기 매출은 2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9% 늘었다. 이 중 여드름 치료제 애크논·애크린의 매출은 157.5% 급증했다.

장벽 낮아진 피부과 시술, 화장품도 시술 효과 기대
고기능 더마 화장품의 부상 배경으론 낮아진 피부과 시술 장벽이 꼽힌다. 피부과 시술을 경험하는 이들이 늘고, 사후 케어 격으로 기능성 화장품을 찾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적인 피부 관리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병원 밖에서도 성분과 효능을 따져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피부과는 일상이 됐다. 아모레퍼시픽 자체 조사(인베스터 데이)에 따르면, 한국인의 피부과 이용률은 2024년 49%에서 지난해 54%로 올랐다. 2024년 기준으로 보면 미국(36%)보다 13%포인트 높은 수치다. 시술과 연계해 스킨케어 제품을 써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74%였다. 시술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슷한 효과를 얻고 싶다는 수요도 60%에 달했다.

GLP-1 사용자를 위한 볼륨 효과 화장품을 낸 스킨수티컬즈. 사진 스킨수티컬즈 공식 인스타그램

GLP-1 사용자를 위한 볼륨 효과 화장품을 낸 스킨수티컬즈. 사진 스킨수티컬즈 공식 인스타그램


글로벌 피부 시술 건수도 느는 중이다. 국제미용성형외과학회(ISAPS)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에서 이뤄진 비수술 미용 시술은 2050만건으로, 수술(1740만건)을 웃돌았다. 수술과 비수술을 합친 미용 시술 건수는 2020년보다 40% 늘었다.

한편 체중 감량을 위한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의 확산이 미용 및 화장품 수요를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얼굴과 피부의 볼륨이 꺼지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수요가 시술을 넘어 화장품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 마민아 디자이너

그래픽 마민아 디자이너


정동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볼륨 소실 대응 수요가 카테고리를 가로질러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로레알은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스킨수티컬즈 성장에 기여한 ‘A.G.E. 인터럽터 울트라 세럼’이 GLP-1 사용자의 피부 고민에 맞춰 임상 테스트를 거친 제품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시술 관광 수요 맞물려 ‘K-더마’ 폭발할까
올리브영 N 성수에서 지난달 열린 어드밴스드 더마 팝업존.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더마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올리브영

올리브영 N 성수에서 지난달 열린 어드밴스드 더마 팝업존.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더마 화장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올리브영

한국에서 피부과 시술을 받은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약국과 화장품 매장으로 이어지면서 ‘K-더마’가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이달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201만 명으로 처음 200만 명을 넘었고, 이 중 131만 명이 피부과를 찾았다. 이들의 소비는 병원 밖으로도 번져, 올해 상반기 외국인 환자의 약국 카드 이용액은 1년 전보다 87.9%, 화장품 소비는 20.4% 늘었다.

한국에서 시작된 피부 관리가 귀국 후에도 이어진다면, K-더마가 해외로 뻗어 나갈 통로가 될 수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약 45조원 규모의 글로벌 더마 스킨케어 시장에서 K-뷰티 더마 브랜드의 점유율은 아직 1~2% 수준으로 추정된다.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뷰티 인기에 따라 더마 코스메틱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며 “최근 의료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애프터 케어 수요가 높아졌고, 더마 코스메틱을 데일리 케어로 쓰는 트렌드도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b.뷰티
“요즘 화장품 뭐 써?”라는 질문 뒤에는 생각보다 큰 산업이 있습니다.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지금, 뷰티는 취향의 영역을 넘어 성분과 기술, 유통과 자본이 오가는 하나의 비즈니스가 되었습니다. 비크닉이 브랜드의 화려한 언어 뒤에 숨은 산업의 논리를 들여다봅니다. K-뷰티부터 럭셔리, 글로벌 뷰티까지. 뷰티 산업을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읽고 기록합니다.



유지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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