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약물을 먹여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4년을 선고받았던 연쇄 성폭행범이 20여 년 만에 출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남가주 글렌도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과 시 당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NBC4 LA와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 맥스팩터 창업자의 증손자인 앤드루 스튜어트 러스터(62·사진)는 지난 11일 가주 교도소에서 출소해 가석방 감독을 받고 있다. 현재 글렌도라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거주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프레덴달 글렌도라 시장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며 “성폭행 전력이 있는 인물이 학교와 공원, 놀이터, 교회 등 주민 생활시설 인근에 거주하게 된 상황에서 시민들이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러스터는 1990년대 후반 대학가 술집 등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리는 GHB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3명으로, 범행 장면을 직접 촬영한 영상도 재판에서 증거로 공개됐다.
그는 2003년 약물 투여와 강간 등 86개 중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고 징역 12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도중 보석금 100만 달러를 내고 멕시코로 도주했다가 현상금 사냥꾼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송환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법원이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등의 이유로 기존 판결을 재검토하면서 형량은 50년으로 줄었다. 이후 수감 기간과 형기 감면 혜택 등이 적용되면서 약 25년 만에 출소했다. 여기에는 재판 전 구금과 가택연금 기간도 포함됐다.
논란의 핵심은 가주 법률상 의식을 잃은 사람을 성폭행한 범죄가 당시 ‘비폭력 범죄’로 분류됐다는 점이다.
2016년 주민투표로 통과된 주민발의안 57은 비폭력 범죄 수감자의 가석방 심사 기회를 확대하고 모범적인 수형 생활 등에 따른 형기 감면을 허용했다. 러스터 역시 관련 규정에 따라 형기 감면 혜택을 받았다.
가주 교정재활국(CDCR)은 이번 출소가 조기 석방은 아니라고 밝혔다. 징역 50년을 선고받았지만 재판 전 구금 기간 977일과 형기 감면 혜택 등을 적용받아 법적으로 정해진 복역 기간을 모두 채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법적 절차와 별개로 주민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여성 3명에게 약물을 먹여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4년을 선고받았던 앤드루 스튜어트 러스터가 20여 년 만에 출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NBC4 LA 캡처]
프레덴달 시장은 “징역 124년을 선고받은 흉악범이 어떻게 20여 년 만에 출소할 수 있느냐”며 “글렌도라 경찰이 주 가석방 당국과 협력해 감독 조건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주정부에도 석방 경위와 주민 보호 대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러스터는 2024년 가석방 심사에서 조기 석방이 추진됐지만 피해 여성 3명과 검찰의 반대로 최종 승인이 취소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러스터가 여전히 공공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앤 마리 슈버트 전 새크라멘토카운티 검사장은 “연쇄 성폭행범이 자유롭게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피해 여성들은 범죄자뿐 아니라 자신들을 보호해야 할 사법제도로부터도 거듭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